9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번 딜은 지난 6월 종료된 한미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건의 세컨더리딜이다. 한미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는 원화 기준 약 20조원 규모의 초대형 거래다. 이 가운데 비전환우선주 발행으로 조달되는 금액은 약 5조원 규모다. 이번 비전환우선주 투자에는 애플, 델, 킹스턴 등 유수의 글로벌 대기업 및 투자은행(IB)들이 참여했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비전환우선주 판매 주관을 맡아 컨소시엄 내 베인캐피탈이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 일부를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했다. 이를 위해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약 5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글로벌 사모투자회사(PE)가 주도하고 글로벌 재무투자자(FI)들이 참여한 ‘메가 딜’에 국내 FI로서는 유일하게 현대차증권이 비전환우선주 주관사로 참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핵심 기관투자자들이 해외자산에 관심을 돌린 데 따라 국내 대기업 해외 진출 관련 지분투자와 같이 안정적인 해외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글로벌 PE거래의 주요 투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배 사장의 해외 IB사업 집중 전략이 시의적으로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현대차증권의 IB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이 해외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임 후 꾸준히 해외 IB 확대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부동산PF, 해외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IB조직을 전면 개편하고 관련 인력을 보강했다.
현대차증권을 선택한 베인캐피탈 역시 이번 거래에 대해 큰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오랫동안 국내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대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차증권과의 거래를 통해 현대차그룹과의 네트워크 기반을 강화할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도시마메모리 비전환우선주 투자 건은 해외투자 사업에 있어 해외 운용사 등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향후 현대차증권 IB역량이 재평가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