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총재는 16일(현지시간) IMF 블로그에 ’가상화폐에 대한 공정한 접근법‘이라는 글을 게시하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그 기반이 되는 기술을 활용해 세계 금융 거래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안전하게 만드는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적시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초 “가상화폐는 분산성과 익명성, 중앙은행이 필요하지 않다는 특성으로 인해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며 “각국 규제 당국이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이를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발언을 언급하면서 세계 당국이 가상화폐의 기술이 창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공정한 규제 틀을 마련함으로써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대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국가적인 경계가 없는 가상화폐의 특성으로 인해 국제적인 공조 및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가상화폐가 주요 금융 상품으로 통합될 경우 경제적인 충격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규제 당국의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며 “실질적인 위협과 불필요한 우려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위험성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술이 남아 세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가상화폐 또한 변동기를 겪고 나면 저축이나 투자, 지불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가상화폐는 지불의 편리성을 제공하면서 더욱 빠르고 저렴한 금융 거래를 가능케 할 것”이라며 “비공식적으로 발행된 가상화폐에 대한 위험성과 불안정성의 우려가 남아 있다면 중앙은행이 디지털 형태의 화폐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핀테크 혁명이 금융회사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회사들과 전통 은행이 공존하는 다양성이 전제될 때 강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