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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디지털화폐 당분간 발행계획 없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17 00:35 최종수정 : 2018-04-17 14:47

사적 재산권·예금자보호법·자금세탁방지법 등 침해
"디지털화폐 직접 유통해야 할 실익 얼마나 될지 의문"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당분간 발행계획 없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CBDC)가 실제로 나오면 현행 법률과 충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시 법률적 쟁점'에 따르면 CBDC를 발행하는 경우 △사적 재산권 △예금자보호법 △자금세탁방지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이 실물 화폐 대신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가상통화와 비슷하게 정부가 공인하는 코인을 발행하거나 중앙은행이 개인·일반 기업에 계좌를 개설해주고 디지털화폐를 넣어주는 방법 등이 언급된다.

다만, CBDC를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실행되면 사적 재산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면 개인, 기업이 돈을 맡긴 대가로 은행에 오히려 이자를 내야 한다. CBDC 제도 하에선 CBDC 발행을 독점하는 한은이 디지털화폐 발급을 위해 개설한 개인·기업 계좌에서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가게 된다.

보고서는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을 근본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형식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직접유통방식으로 CBDC를 유통한다면 중앙은행 계좌상의 디지털화폐 예금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간접유통방식을 택한다면 해당 상업은행 계좌상의 디지털화폐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디지털화폐가 범죄행위에 이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익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디지털화폐를 구현하고 발행한다면 불법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보고서는 "소액 거래의 경우 익명성을 보장해 사생활 침해를 예방하되 거액 거래에는 투명성을 강조해 자금 세탁에 악용하지 못하도록 이원화해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를 직접유통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상의 개인정보, 신용정보 및 금융거래정보가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한은은 개인, 기업에 화폐를 직접유통할 수 없다. 한은이 실물 화폐를 발행하면 은행과 같은 금융중개 기관을 거쳐 개인, 기업에 유통하는 '간접 유통'만 허용된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천문학적인 수의 개인 계좌를 별도로 개설하고 유지·관리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고 중앙은행 시스템의 기술적 안전에도 더 높은 무결성이 요구된다"며 "한은이 비용,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디지털화폐를 직접 유통해야 할 실익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현재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공동연구는 참고자료 활용 목적으로 추진됐다"며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논의에 맞춰 디지털화폐가 국내에서 발행될 시 고려해야 할 법률적 쟁점 사항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석은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 등이 참여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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