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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씁쓸한 고독사 보험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02 00:00

▲ 사진 : 장호성 기자

▲ 사진 :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다. 통계청의 인구비율 조사결과 2018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3%로 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되며, 2025년에는 20.0%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앞서 고령화사회를 경험하고, 우리보다 일찌감치 관련 상품의 개발을 이어온 나라가 있다. 바로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이다.

일본의 고령화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고령화 인구 비중이 2017년 기준 전체 인구의 27.3% 수준을 차지하는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상태다.

일본은 현재 고령화 비율 증가로 여러 진통을 겪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저하로 국가 성장 동력이 떨어진 상태며, 독거노인 비중 급증에 따라 복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의 연간 복지 예산은 약 32조 엔 가량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고령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 중 ‘쓰레기 집(고미야시키)’라는 것이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이 집안의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쓰레기만 방치되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아예 방 안에서 급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한 독거노인이 연고가 없어 몇 주째 방치되는 ‘고독사’ 역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독사가 발생하면 직접적인 타격은 집주인에게 돌아간다. 장기간 방치되어 부패한 사체의 처리는 물론 사망자가 남긴 가구나 집기류의 처분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것은 물론, 사망자가 발생한 방이라는 이유로 집값까지 떨어지게 된다.

일본 보험사들은 이런 상황을 위해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보험을 개발하고 나섰다.

이른바 ‘고독사 보험’이라고 불리는 이 보험은 집주인을 대상으로 판매되며, 가족과 연락이 안 되는 고독사 노인의 뒷수습을 대신해 보험사가 시신 처리와 집안 청소·유품 정리를 맡는 상품이다.

지난 2011년 아이아루소액단기보험회사의 ‘무연사회 지킴이’보험에서 출발한 고독사보험 시장은 현재 닛세이동화손해보험, 미쓰이해상화재보험 등 일본의 대형 손해보험사들까지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일본의 고령화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들이 우리나라의 불과 10년 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 비중이 2006년 20.7%에서 올해 27.9%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고독사 증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부 역시 고령화사회 위기를 실감하고 지난 10월부터 고독사 관련 통계 구축과 대책 마련을 위한 고독사 예방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DB손해보험이 지난 3월 세입자의 고독사·자살·살해 등으로 인한 임대료 손실과 유품 정리 비용, 원상회복 비용 등을 보장해주는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을 출시했다.

그러나 가입 대상이 기업에 한정되어있어 실질적으로 개인 집주인이나 세입자를 위한 고독사 보험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고독사 보험은 분명 사회적 안전망의 하나로 필요한 상품이다. 보험연구원은 고독사 보험의 도입이 집주인들의 ‘독거노인 입주기피’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이 든다. 고독사 보험은 지나친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현대인들이 낳은 씁쓸하고도 잔인한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상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인간이 홀로 쓸쓸하게 삶을 마치는 슬픈 마지막 순간마저도 돈으로 치환되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쩌면 고령화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고독사 보험이 아닌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사랑은 아닐까 재고해본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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