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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혁신 산업분야로 자금공급 이뤄져야”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12-26 00:00 최종수정 : 2017-12-26 06:41

“돈맥경화, 필요처 공급 안된 우회적 표현”
“연금 등 고령화상품 적극 개발해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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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 사진제공= 금융연구원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 사진제공= 금융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혁신 분야로의 자금공급은 경제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고, 또 은행에게도 지속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은 올해 금융산업을 정리하고 내년 2018년을 전망하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금융 강화 필요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신성환 원장은 “돈이 돌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은 필요한 곳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라고 본다”며 “자금이 필요한 혁신적 분야로의 지원이 활성화될 경우 이러한 우려는 상당부문 해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손쉬운’ 영업에 제동

2017년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0년 되는 해였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도 했다. 신성환 원장은 올해 금융업계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을 선정했다.”며 “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산업의 근본적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성환 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은행 등은 가계부문, 부동산 금융 등에서 담보·보증 위주의 여신관행을 강화해온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위험에 대한 선별능력 강화 보다 익숙한 분야에서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화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신성환 원장은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혁신분야로 자금공급” 필요성을 짚었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이른바 ‘돈맥경화’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국내 가계는 위험회피 성향이 높기 때문에 저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예금을 맡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업은 신용도가 좋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성환 원장은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고 있어서 자금이 필요한 혁신적 분야로의 지원이 활성화될 경우 이러한 우려는 상당부문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완만한’ 금리인상 예상…‘한계·취약’ 타격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신성환 원장은 “미국 금리 인상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정책 금리도 서서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미국 연준(Fed)도 이달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상단은(1.50%) 동일해졌다.

다만 신성환 원장은 “국내 정책금리를 빨리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세가 빠른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특히 올해를 제외하고는 최근 2%대 후반에 계속해서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 아직까지는 “금리를 올리는 리스크가 금리를 올리지 않는 리스크 대비 큰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금리를 늦게 올렸을 때 부작용과 빨리 올렸을 때 부작용을 비교했을 때 “지금은 빨리 올렸을 때 부작용이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신성환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고령화로 미래를 대비하려는 수요 등으로 인해 국내 자금의 공급이 상당한 편”이라며 “미국도 장기금리 자체는 1980년대 이후 추세적으로 하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 시장 금리의 상승은 어느 정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신성환 원장은 “금리 상승으로 한계 기업과 취약 가계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짚으며 “전체적인 금리 기조와 관계없이 이들은 부실 리스크가 반영된 높은 금리를 직면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취약계층의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에 민감한 부분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2018년 전망 리포트 중 ‘기준금리 변화가 대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국 등과 달리 한국은 기업대출을 비롯 거의 모든 개인 대출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은행채(1년) 금리, CD(3개월) 금리 등 3개월~1년 단기 금리에 연동돼 대출 수요가 기준금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편이다.

대부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도 3~5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으로 전환한다.

신성환 원장은 “가계부채 중 다른 계층에 비해 취약 계층이 경제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취약 계층 여신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원장은 “취약 계층을 자세히 보면 이들 중 상당부분은 소득이 거의 없는 사람들로 금융 차원에서 이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금융 차원이 아니라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과다채무자 역시 금리인상에 취약할 수 있다. 신성환 원장은 “다주택 보유 등으로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과다채무자의 경우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며 “동시에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 잠재적인 취약계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고령화, 맞춤 대응 필요

은행업에서 올해 가장 두드러진 이슈 중 하나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업개시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비대면 거래를 통한 금융소비자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은행간 가격 경쟁으로 대출금리와 수수료 등도 하락해 금융소비자의 효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금융 서비스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나타날 현상”으로 규정했다.

신성환 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비대면 거래에 주력하고 기술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도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용절감 전략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핀테크의 부상은 은행업의 일부 서비스를 대체하는 이른바 ‘언번들링(unbundling)’ 효과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궁극적으로 은행의 모든 업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에게 큰 위협요인”이라고 봤다.

신성환 원장은 “은행들은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기 위해 오히려 내부 조직구조 효율화와 외부기술 수용을 적극 추진하여야 할 것”이라며 “내부의 디지털 역량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외부 핀테크 기업에 투자와 기술활용 등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고령화 트렌드 역시 위기이자 기회 요소로 봤다.

신성환 원장은 “연금 등과 같이 저축상품과 관련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먼저 “다양한 노후자산 축적 수요에 대응하여 장기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신탁서비스의 활성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신성환 원장은 “현재 금융회사들에 의해 거의 방치되다 싶게 관리되고 있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수익률 관리”, “주요 선진국처럼 장기간병보험, 요양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1~2인 가구 등을 타깃으로 하는 위험보장상품의 적극적 개발”도 강조했다.

새 정부의 이른바 ‘포용적 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서민정책”으로 평가하며 “금융회사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한다면 정부 개입도 용인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가격 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성환 원장은 “가격을 규제할 경우 혜택을 보는 그룹이 있지만, 반대로 업계에서 수익 보전을 위해 영업전략을 바꾼다 면 다른 그룹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성환 원장은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 규제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금융업권이 보다 치열한 가격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환경조성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2018년 경제 가늠자는 ‘소득’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도 한국 경제전망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2017년(3.1%)에 비해 다소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 변동성이 크고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한 수준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이뤄졌던데서 2018년에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성장의 질은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신성환 원장은 “소비와 관련해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그 효과를 발휘할 경우 민간 소비 증가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소비의 경우 아직 가계부채, 고령화 등 부정적인 구조적 요인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시계열적 변동성이 적은 그 자체적인 특성상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부문에서 높은 대외 의존도를 짚었다.

신성환 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경제정책의 경우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환율조작국 이슈 등 직·간접적인 통상압력이 우리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는데 2018년에도 그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가계와 기업, 금융회사들의 레버리지(차입)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성환 원장은 “경제상황이 우리 예상보다 못할 경우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금리인상 흐름 속에) 당장은 이자 부담에 초점이 맞춰질 텐데, 이자를 낼 수 있는 소득과 이익 여력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학 력 >

- 1985.2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 1993.7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박사

< 경 력 >

- 1995.3 ~ 2015.3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1998.8 ~ 2001.3 세계은행그룹 재무정책실 선임재무역

- 2001.4 ~ 2015.2 한국채권연구원 자문교수

- 2015.3 ~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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