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공지사항을 통해 해킹 및 파산 소식을 알린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 / 사진=유빗 홈페이지
유빗은 지난 7일 DB손해보험의 ‘사이버종합배상책임보험’에 가입, 사이버 상의 위험 요인 발생 시 30억 원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 가입 후 1달도 채 지나기도 전에 사고 발생과 파산 절차가 진행된 것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유빗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정확한 피해규모는 언급하지 않고 발생한 손실액이 전체 자산의 약 17%라고만 밝혔다. 유빗은 “19일 오전 4시 기준으로 잔고의 75%는 선출금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며 나머지 미지급된 부분은 최종 정리가 완료된 후 지급하겠다”며 공지글을 통한 입장을 전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날 오후부터 KISA와 함께 해킹의 경로와 배후는 물론, 북한 해커의 개입 여부까지 폭넓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험금 청구 및 관련 후속 조치는 조사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DB손해보험 측은 “아직 유빗 측의 보험금 청구 요청이 없어 피해 상황이나 보상금 규모 산출은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유빗의 피해규모가 17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DB손해보험으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보험금을 보상받더라도 전체 손실을 메우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에 속하는 ‘빗썸’의 경우에도 사이버 위험에 대비해 현대해상과 흥국화재의 사이버보험 상품에 가입한 상태로, 보험계약의 보상한도는 도합 60억 원 정도다. 코인원도 현대해상에 30억 규모로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하루 수 조 원의 금액이 오가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보상금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에 따라 보상금 규모가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중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