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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시간 근무 뒤 카톡 금지”…신동빈·정용진, 근로여건 개선 맞손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2-08 12:08

신세계 대기업 최초 ‘주 35시간 근무제’
롯데그룹 퇴근 후 카톡금지·PC 강제종료
각종 유통규제 의식한듯…재계확산 기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유통 라이벌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업계 근로환경 개선 작업에 맞손을 잡았다. 신세계는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한편 롯데는 퇴근 후 모바일을 통해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등 ‘근로자의 무덤’으로 불리던 유통업계 근로 환경 개선에 나선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신세계 임직원들은 임금 변동없이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되며,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주 35시간 근무제는 기본적으로 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되며, 백화점과 이마트 점포 근로자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을 통해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밤 12시까지 영업하는 69개 이마트 매장의 경우 폐점 시간이 11시로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점포 자체 영업시간 단축은 순차적으로 상권에 맞춰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측은 장시간 근로‧과로사회로 대표되는 국내 근로문화를 획기적으로 혁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과감히 제공한다 목표다. 쉴 때는 제대로 쉬고 일할 때는 더 집중력을 갖고 일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마트 등의 경우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해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파트너사와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이틀 앞선 지난 6일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퇴근시간 30분 이후 및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를 자동으로 종료하는 ‘PC 오프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모바일 오프’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업무시간 외 업무 지시를 금지한다.

롯데 측은 현재 백화점, 카드, 홈쇼핑 등 19개에서 운영 중인 ‘PC오프’ 제도를 내년부터 전 계열사에 일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업무 지시 금지를 골자로 하는 ‘모바일 오프’ 제도를 내년 중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또 초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제도인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를 실시하고, 최근 사용자가 1000명을 돌파한 남성육아휴직제에 대한 후속 프로그램들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는 “기업문화의 변화는 하루 이틀 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과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이뤄낼 수 있다”며 “기업문화 변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지를 갖고 구성원 모두와 함께해 나가는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임직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임직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롯데그룹 제공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가 앞다퉈 근로여건 개선에 나선 것은 서비스직 근로자들이 많은 탓에 장시간 노동의 대표격으로 비춰지며 유통업계에 쏟아지던 따가운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의 한 달 평균 근로시간은 174시간으로 나타났다. 임금총액은 3539만원이다. 금융 및 보험업(163.2시간‧5807만원), 교육 서비스업(163.6시간‧4010만원),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65.8시간‧4279만원)보다 더 길게 일하면서도 임금은 적게받는 셈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통업계 규제 강화에 대한 밑작업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국회에는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 등의 내용이 담긴 유통규제 법안 30여개를 통합한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 법안’이 발의돼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고용 감소가 우려된다며 맞섰지만 일용직 근로자 등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반박에 부딪혀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제를 유통업체가 가장 먼저 시행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향후 협력업체 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은 천천히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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