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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굳힌 신동빈, 곳곳 지뢰밭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10-30 00:00

금융계열사 매각 시 ‘옴니채널’ 흔들
지주사 출범 초기 리스크관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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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뉴롯데’의 첫발을 뗐다. ‘뉴롯데’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불투명한 기업구조라는 안개를 걷어내고 투명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롯데는 이번 지주사 출범을 통해 ‘일본기업’ 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지배구조의 수직화를 이뤄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신 회장은 재계서열 5위로 굳건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뉴롯데’를 향한 첫 걸음을 뗀 만큼 향후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도 함께 올랐다.

◇ 금융계열사 매각 딜레마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10개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롯데지주 주식회사(이하 롯데지주)로 편입되는 금융계열사는 모두 8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순수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롯데지주는 2년 내에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당초 롯데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김상조닫기김상조기사 모아보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이후 중간금융회사 도입 보류 의사를 밝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롯데지주 밖에 있는 호텔롯데로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결국엔 매각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계열사를 품은 호텔롯데가 지주사 편입 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또다시 금융계열사를 처분해야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후 한국 롯데지주로의 편입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계 투자회자인 L1투자회사 등이 99%를 차지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을 낮춰야 ‘일본기업’ 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다.

이봉철 재무혁신실 부사장은 “중간에 금융 지배회사를 둘 수 있는 것인가는 계속 논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간금융지주회사 허용이 안 되면 2년 뒤 매각이나 분할합병 등 다른 방법으로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건 롯데쇼핑이 93%를 보유한 롯데카드다. 그동안 롯데카드는 롯데 유통계열사와 결제방식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왔다. 지난 5월에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를 상용화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여 무인편의점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롯데카드의 부재는 롯데그룹의 강점인 ‘옴니채널’ 구축에도 틈이 벌어지게 하는 요소다. 옴니채널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모든 소비채널을 연결하는 것으로 신 회장의 미래사업 방향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 개인이 롯데카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행법에는 위배되지 않으나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는 남아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입은 시장에서 추측하는 가능성 중 하나일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금융계열사 처분을 놓고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지주사 초반 위기관리 중요
신 회장은 롯데지주 출범에 대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 가치를 창조해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재계 5위 그룹의 새로운 시작인만큼 모든 행보에 눈이 쏠려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들려오면서 위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3일 서초구 잠원동의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앞서 GS건설은 롯데건설과 재건축 시공사 선정전을 벌인 한신4지구 등지에서 ‘매표시도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롯데건설이 25건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출범 당시 “향후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부분 등을 편입해 지주회사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롯데건설의 편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롯데지주의 ‘클린경영’에 흠집이 난 셈이다.

인사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월 ‘흰 머리 갑질’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동우닫기이동우기사 모아보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지난달 자신의 처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사회에서 반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롯데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이 대표가 공개사과를 한 만큼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사표 수리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형식적일뿐 사실상 최종 인사권자인 신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회장의 경영비리와 뇌물혐의 재판도 최대 변수다. 만일 실형이 내려질 경우 금융계열사 매각과 호텔롯데 상장 등 갈 길이 먼 롯데지주의 리더십에 부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현재 총수일가 급여 부당지급과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불법 임대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결심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며, 1심 선고는 오는 12월 22일로 예정돼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롯데가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뒤 사업자 추가 선정을 요구하는 대가로 뇌물을 건넸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롯데는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31일 시내면세점 추가를 이행하겠다는 보고를 청와대에 했다’는 감사원의 발표가 있었던 만큼 그해 3월 이뤄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는 청탁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은 살얼음을 걷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중국의 사드보복과 오너 이슈에 이어 지주사 투명경영 흠집까지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롯데지주의 초반 브랜드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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