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카젬 제임 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으로부터 한국지엠의 매각·철수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카젬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으로부터 한국지엠의 매각·철수 여부에 대해 “모든 임원진이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을 만드는 데 매진할 것”이라는 대답을 회피했다.
이어 “철수 여부에 대해 ‘예스(yes)’나 ‘노(no)’로 대답해 달라”, “경영정상화가 좌절되면 철수한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며 계속해서 철수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카젬 사장은 “정상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발언만 반복했다.
일각에선 카젬 사장에 발언이 향후 철수를 염두한 것으로 해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지엠이 매출과 차량 판매 감소 등으로 각국 생산 공장을 축소 및 철수 하는 등에 경영 정책을 펼치고 있다”라면서 “한국지엠은 수년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에서 쉽게 경영회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최근 3년 간 누적적자는 2조원에 달한다.
올 1분기만 2589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됐다. 한국지엠의 자회사인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이 지엠 본사 뜻대로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형편은 더 나빠졌다. 한국지엠은 유럽에 수출하는 쉐보레 차량의 90%물량을 담당해왔다.
내수 성적도 바닥을 쳤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자동차 총 판매 대수는 4만264대(완성차 기준)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7% 감소했다. 특히 내수(8991대)가 36.1%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수출(3만1273대)은 0.8% 늘었다.
이날 한국지엠의 과도한 매출원가율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 의원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타사 평균 매출원가율에 근접하는 수치를 적용했을 경우 6600억원의 3년평균 당기순손실은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
지 의원은 “한국지엠이 2013년 약 1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며 “하지만 2014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지엠이 높은 매출원가율을 적용한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평균 93.8%의 매출원가를 책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 평균보다 13.7%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 의원은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재료비의 몫이 크다는 것”이라며 “한국지엠이 미국지엠 본사에서 수입되는 품목을 비싸게 들여와 미국지엠의 수익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제조업군은 매출원가를 내려 매출원가율을 낮춤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라면서도 “한국지엠이 본사 이익을 높이기 위한 꼼수라고 볼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지엠의 당기 순이익은 지난 2014년 4조6000억원에서 2016년 11조원으로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