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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 “명목GDP 따라잡는 간판펀드 만든다”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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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7-31 01:18 최종수정 : 2017-07-31 09:38

5% 목표수익률 안정적 펀드 8월 출시
사회책임투자 중시 SRI 전도사 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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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 “명목GDP 따라잡는 간판펀드 만든다”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적어도 명목GDP성장률의 증가율 정도로 자산의 운용수익률은 내줘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그 정도 증가율도 못 따라가고 있었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사진)는 28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월초 출시하는 ‘한국형자산배분펀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자산배분펀드는 그동안 숱하게 출시됐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최 대표는 공무원연금공단에서의 기금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명목GDP 증가율(4.6%)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리는 자산배분펀드를 출시하겠다고 자신했다.

“영국의 경우 퇴직연금 수익률 제대로 못 올리면 기업이 파산한다. 한국은 DB형의 경우, 담당자들이 원금 깨지면 안 되는 줄 알고 예금에 넣어놓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배분을 제대로 못 하는 한국의 현실을 통탄한 최 대표는 제대로 된 자산배분펀드를 만들고, 하이자산운용의 간판펀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터뷰 내내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대한 애정, 펀드매니저로서의 책임감을 내비쳤다. SRI는 ESG 평가 데이터에 기반을 둔 투자다. ESG란 재무외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인데, 이 차원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그 결과가 좋게 나온 기업에만 투자하는 게 사회책임투자다. 사회 환원, 복지, 배당정책 등이 바람직한 기업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볼 때 우수할 것이라는 관점이 깔려있으며, 국내 투자 풍토가 기업의 가치를 수익성, 성장성 등 재무적 요소에만 역점을 두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영권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사회책임투자를 유망 투자테마로 꼽으며 SRI펀드를 출시했다. SRI 공모펀드가 출시된 것은 2009년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가 출시된 이래로 약 8년 만이다. SRI 특수 리서치팀을 신설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래는 최영권 대표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 출시를 앞둔 ‘한국형 자산배분펀드’는 어떤 펀드인가

- 쉽게 말해 한국 자산 얼마 이상 가져간다는 펀드다.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자산배분 펀드는 생애주기별 분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는 국내 자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연기금이 한국자산 해외자산 비중이 6:4 정도 된다. 우리는 주식 비중을 높게 잡는다. 채권은 인플레이션 헷지가 안 되기 때문이다. 주식형 자산배분펀드인데, 60:40 정도로 국내자산, 해외자산 비중을 맞추려고 한다.

△ 목표수익률을 5%대로 잡았는데, 그 이상은 어려운 건가

목표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수준은 기본으로 내야 한다. 명목GDP성장률은 실질경제성장률에 인플레이션을 더한 것이다. 적어도 명목GDP성장률의 증가율 정도로 자산의 운용수익률은 내줘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 정도 증가율도 못 따라가고 있었다. 정기예금에 자산을 넣어놓고 세금까지 내지 않았나. 그리고 온 국민이 유동성자산으로 돈을 관리하고 있다. 위험프리미엄은 투자할 때 생긴다. 내일 모레 쓸 돈이 아닌 이상 적어도 노후 대비를 위해 이런 펀드에 돈을 넣어놓고 있어야 한다.

△ 로보어드바이저 자산배분 펀드에 비해 강점이 있다면

포트폴리오 설계는 과학적 접근방법과 인사이트로 이워진다. 퀀트, 통계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접근방법을 확률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든 게 로보어드바이저라는 개념인데, 이건 인사이트가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산배분펀드는 이 인사이트가 중요하다.

자산배분펀드의 핵심은 ‘제약조건’이다. 각 개별 자산군이 가지고 있는 특성, 위험요인과 기대수익률을 각각 결합하면 전체의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최적 수익률을 어떠한 조합에 의해서 만드느냐는 제약조건 설정에 달렸다. 전 세계 시장(MSCI 월드인덱스)에서 한국은 2%밖에 안 된다. 이 제약조건 설정을 안 하면 한국은 2% 중에서만 골라야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산배분펀드들이 해외자산비중이 높은 것이다. 우리는 한국자산에 집중한다는 제약조건을 걸고 펀드를 설계했다. 최적 자산배분 설계를 놓고 로봇과 싸워보겠다.

△ 사회책임투자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세상이 변했다. 옛날 같으면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도 숨길 수 있었지만, SNS가 발달하면서 불가능하게 됐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사태처럼. 또 지난해 일본의 최대광고회사 ‘덴쓰’의 신입사원이 장기간 연장근무로 자살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덴쓰’ 경영진들은 모두 사퇴하고, 기업 주가는 바닥을 쳤다.

금융위기 때를 돌이켜보자. 금융위기를 계기로 펀드매니저들도 많이 반성하게 됐다. 자본주의는 탐욕 위에 세워졌지만,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킨 일 등 펀드매니저들도 이 탐욕에 관여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더 적극적인 ESG 개선을 의결권 등으로 하도록 한 게 스튜어드십 코드다. 지금까지는 재무적인 요소만 고려했다면 비재무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한국거래소의 역할, 기업의 역할을 짚는다면

세계적인 SRI 지수인 MSCI ESG 지수는 지수를 만들 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2500개 종목 중 무려 1250개 종목을 안고 들어간다. 그리고 업종도 그대로 인정한다. 업종 안에서 스코어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편입 비중을 정한다. 종목 수도 많을뿐더러 괴리율이 높지 않은 점이 눈여겨볼 점이다.

한국은 현재 KRX ESG 리더스(leaders) 150 지수 등이 개발 돼 있다. 하지만 지배구조원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지수를 개발했으면 좋았을 텐데, 거래소가 개입해서 제약조건이 좀 많은 편이다. 시총 1000억 이상, 상위 거래대금의 90% 이상 등 이렇게 제약 조건을 주다보니 결국 중소형주는 다 빠지고 150종목만 스코어를 나열하게 됐다. 매년 9월마다 업데이트 되고 있는데, 연 1회 업데이트라는 점도 아쉽다.

앞으로 좋은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위해 거래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유럽의 경우 분기별 재무제표 발표 시 정해진 형식에 따라 지배구조도 발표해야한다고 법으로 제정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속경영가능 보고서를 1년에 한 번씩 발표하긴 한다. 앞으로 상장 기업들이 ESG 부문에 대해 밸류에이션을 받으려면 재무적인 내용 외에 이 부분도 공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한국은 아직 SRI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 같다

그렇다. 벤치마크 바로미터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SRI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해외에 나가면 운용업계 전문가들에게서 한국은 왜 이렇게 SRI에 관심이 없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SRI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최근 열심히 강연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에 리서치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밟을 때 배운 것이 이거다. 더 이상 액티브 펀드가 설 자리는 없다는 거다. 예전처럼 기업탐방을 다니며 액티브 전략을 추구했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초과수익률을 낼 수가 없다. 액티브 펀드는 패시브 펀드와 싸워서 다 나가떨어졌다. 마지막 남은 액티브 펀드매니저의 보루가 이 ESG라고 생각한다. ESG는 투자의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사회책임투자가 알파의 소스가 되는 것이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닌데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 거기다가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앞으로 이러한 규율이 투자문화를 바꿀 것이라 생각한다.

△ 하이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언제쯤 도입하나

- 8월에 신청서를 제출하려한다. 어느 쪽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업무를 분담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내가 서명하는 순간 일곱 가지 항목을 모두 이행을 해야 하는데, 이행을 곧장 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

스튜어드십 코드는 아직 중요한 이슈가 남아있다. 한 가지는 미공개 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미공개 정보에 관여하는 부서를 어디에 둘 것인가. 미공개 정보가 생길 가능성은 아주 높은데, 이 미묘한 부분에 누가 관여할 것인지가 큰 문제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아예 사회책임투자 리서치 팀을 이미 별도로 만들고 다섯 명의 연구원을 배치했다. 다른 운용사는 이런 리서치팀도 없다(웃음).

- 1989.07 ~ 1999.05 한국투자신탁

- 1999.05 ~ 2002.07 동양투자신탁 주식운용부장

- 2002.07 ~ 2004.02 제일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

- 2004.02 ~ 2009.02 국민은행 신탁부 부장

- 2009.03 ~ 2013.06 플러스자산운용 전무

- 2014.07 ~ 2017.03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 2017.04 ~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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