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면세점, 매출 혹한에 신용등급마저 ‘경고음’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7-24 00:47

호텔롯데·신라 신용등급 부정적 견지
IPO 지연·임차료 증가 등 영향 미쳐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보복’으로 인한 중국관광객 급감과 사업자 증가에 따른 과다경쟁으로 상반기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호텔롯데·호텔신라 등의 ‘신용등급’도 올 하반기에 강등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중국의 방한 금지 제재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시내면세점 경쟁 등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가 계속될 경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현재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각각 1·2위 면세업체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 동안 두 회사는 지배적인 시장지위와 우수한 영업수익성으로 호텔롯데는 ‘AA+’, 호텔신라는 ‘AA’의 회사채시장 최고등급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에 의한 업계 불황으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미 각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신용등급 전망은 지난 5~6월에 걸쳐 줄줄이 하향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한화갤러리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조정했다.

◇ 신용등급 전망 하락…공통분모는 ‘사드리스크’

신용평가 3사가 꼽은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공통 사유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전체 면세업계의 불황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 관광객 증가로 고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시장규모가 약 12조원으로 확대됐으나 올해 최대 10조원까지 축소될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만 3359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64.1%(45만 3485명) 줄었다. 지난 3월부터 중국의 방한 금지령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전체 매출의 7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그 중 9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던 면세점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부담 증가도 불가피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호텔신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중 면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84%로 나타났다.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은 각각 90%, 74%가 면세 매출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 매출 비중이 30% 수준인 공항면세점과 달리 서울 시내면세점(70~80%)과 제주 시내면세점(95%)은 타격이 더욱 컸다. 관세청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 2월 1조 321억원에서 3월 7971억원, 4월 7343억원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이에 제주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3일 결국 제주공항공사 측에 오는 2019년 만료였던 면세사업권을 반납하고 내달 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의 경우 매년 약 250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월 매출이 20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영업이익은 커녕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 된 3월 이후 매출이 집계되는 2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5% 급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10~2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IPO 지연·임차료 과중 등 제각기 이유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불황이 신용등급 전망 하향의 가장 큰 이유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면세사업자에 따른 과다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은 더 이상 안정적인 사업기반 하에서 적정 수준의 이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고객 유치 경쟁, 영업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2014년 말 기준 6곳에 불과하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3번의 사업자 선정을 거쳐 2016년 말 기준 13곳으로 급증했다. 이에 고객유치를 위한 수수료부담이 상승하는 등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수익성 저하가 진행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국내외 대규모 투자로 인한 차입금 부담 증가, 영업현금흐름 감소, 기업공개(IPO) 재추진 지연 등이 ‘부정적’ 등급전망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호텔롯데는 2015년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인수, 뉴욕 팰리스 호텔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 진행으로 인해 2014년 1조 900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이 지난 3월 연결기준 3조 800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홍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경우 최근 면세사업 실적 부진 등으로 올해 안으로 상장 절차가 마무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면세 부문 실적이 회복되지 못 할 경우 당초 계획 대비 현금 유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과중한 임차료 부담 등이 신용등급 전망 하향 사유로 꼽혔다. 호텔신라는 2014년 싱가폴 창이공항 면세점을 오픈했으며, 오는 12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을 여는 등 국내 면세점 중 가장 활발한 해외 영토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창이공항 오픈 당시 임차료를 포함한 초기 비용이 크게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홍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다만 지난해 적자 사업장인 김포공항 면세점 영업이 종료되고 싱가폴 창이공항 면세점의 적자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사업 내용을 살펴 신용등급에 대한 재검토를 할 예정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IPO의 실현여부와 그룹 지배구조 재편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호텔신라는 싱가폴·홍콩 등 해외 면세점 사업 추이가 결정적인 신용등급 변동의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