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로는 올 상반기까지 우리은행 5조1000억원, 신한은행 4조7700억원, KEB하나은행 4조6100억원, KB국민은행 3조6100억원 순으로 1~10년물 은행채가 발행됐다.
은행채 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은행들이 영업적 예금 분류 요건 강화 대비 및 하반기 미국 금리 추가 인상에 감안해 상반기에 미리 채권을 시장에 쏟아내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영업적 예금 규제 강화
7월 1일부터 예금주가 최소 30일 이전에 해지를 통지하지 않은 영업적 예금은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고(高) 유동성자산’에서 제외된다. 영업적 예금은 요구불예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등으로 구성된 저원가성 예금으로 7월부터는 예금 해약이 최소 한달 이상 이전에 통지가 가능한 예금만 영업적 예금으로 인정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영업적 예금은 향후 비영업적 예금으로 항목이 변경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하락할 수 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보유 비율를 뜻한다. 금융위기 시 자금인출사태 등 심각한 유동성 악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30일간 자체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단기 유동성 규제다. 국내 금융감독당국은 규제기준을 2015년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상향해 2019년에 100%를 맞추도록 하고 있다.
은행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영업적 예금 분류 효과로 인한 LCR 하락을 상쇄하기 위함이다. 4대 시중은행들의 올 1분기 평균 LCR은 108.71%로 올해 기준치인 90%를 상회하고 있으나, ‘영업적예금 분류 요건’ 강화로 인해 10~15%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채권 발행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높은 대출 수요도 은행들이 부담없이 채권 발행을 늘릴 수 있는 배경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