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미국방문 경제인단 주요 투자계획’에 따르면 CJ는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부문 생산공장 신규증설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M&A 등에 총 10억 5000만 달러를 5년간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주요 대기업 9개 중 SK(44억 달러), 현대자동차(31억 달러), 삼성전자(18억8000만 달러)에 이은 대규모이며 유통·소비재부문에서는 유일한 투자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통해 한식에 대한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앞서 이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언하며 밝힌 투자 전략과도 방향이 일치한다. 이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그룹의 3대 핵심 축인 물류, 바이오, 콘텐츠 등의 분야에 3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하는 경영 전략인 ‘그레이트 CJ’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CJ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미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식품, 바이오, 물류, 멀티플렉스 등 사업분야에서 생산기반시설 확대와 현지기업 M&A 등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2010년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K-푸드’ 선봉에 서있다. 현재 미국 현지에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 2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지난 3년간 약 6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해 연간 1만톤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동부 지역에서 세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방미 투자를 계기로 기업간거래(B2B) 등을 성사시켜 2020년까지 미국 내 매출을 약 3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한식 세계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K-푸드’의 한국 식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세계에 전파하는데 주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미국 현지 기업의 M&A를 통해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룹 내에서 가장 활발한 M&A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올해에만 인도와 중동 물류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물류체계를 확장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두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발표할 당시 “글로벌 탑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대형 M&A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미국 현지기업과의 M&A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CJ CGV는 미국 현지 1호점 ‘CGV LA’를 오픈한 지 7년 만에 2호점인 ‘CGV부에나파크’를 올해 1월 오픈하면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CJ CGV는 2020년까지 전 세계 1만 스크린 확보와 해외 매출 비중 75%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어 이번 투자 계획으로 목표에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CJ CGV는 글로벌 5위 극장 사업자로, 2006년 10월 중국에 진출한 이후 미국(2010년), 베트남(2011년), 인도네시아(2013년), 미얀마(2014년), 터키(2016년)로 꾸준히 해외사업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터키 최대 극장체인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해외 극장 수가 국내 극장 수를 넘어섰고, 올해 말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지를 것으로 CJ CGV는 예상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로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도 상영관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라며 “상영관을 확대하면서 필요시에는 M&A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