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2017.06.13)
"한국은행의 본연 임무인 통화정책 운영 과정에서 정부와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대안도 제시하겠다."(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이 13일 한국은행을 직접 찾아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 가장 왼쪽)와 회동했다.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하는 것은 앞서 현오석 부총리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한국은행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전날 취임식도 못한 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신속 처리를 위해 국회를 첫 번째로 찾고, 이번에 두 번째로 한은을 방문했다고 강조키도 했다.
이에 화답해 이주열 총재는 감사인사를 전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위기극복과 경제성장을 위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부총리와 함께 노력했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보지만, 안팎을 보면 경계를 늦추기 어렵다"며 "가계부채,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경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정책대안도 제시하겠다"며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의 정책 추진에 따라 온도차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전날 한국은행 창립 6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이주열 총재는 "당분간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 1.25%까지 떨어진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을 위한 긴축 신호탄으로 수용되는 분위기였다.
반면 추경 예산을 편성하는 정부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통화당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제약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