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13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합병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각각 1102억원, 108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 다음은 NH투자증권이 886억원, 메리츠종금증권이 80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키움증권 607억원, 삼성증권은 55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신한금융투자 460억원, 대신증권이 24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1분기 실적은 4분기 만에 회복됐다”며 “주가연계증권(ELS)를 필두로 한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증대, 채권 금리가 상승을 멈추면서 상품이익이 회복됐으며 자기자본(PI) 자산으로부터의 배당금 인식 등이 효과를 봤다”라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판관비 안정화 등이 주효했지만 그외 영역은 대체로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부문과 저금리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부동산투자 등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 전략이 실적증대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는 900억원어치가 완판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위탁매매, 자산관리, IB, 트레이딩 부분의 고른 다변화를 이룬 것에 만족했다. 미주법인을 제외한 홍콩, 브라질, 인도네시아, 런던 등 전 법인에서 흑자를 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자산관리 관련 수익은 528억원으로 2017년 1분기 해외채권과 호주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가 좋았다”며 “운용수익은 86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는데 금리 안정화에 따른 채권 운용수익이 증가했고 ELS 조기상환과 발행 증가로 마진수익이 증대됐다”라고 말했다.
이남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해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8%로 최근 2년내 최고치”라며 “실적호조 요인은 파생결합증권 판매 수수료 인식을 포함한 운용수익 개선과 IB부문의 매각 자문수수료 증가 등으로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에도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은 천자만별이었다. 이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동부증권, KT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의 실적이 하락했다.
교보증권의 경우 1분기 183억원으로 수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15억원에서 14.8% 하락했다.
KTB투자증권 1분기 순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7% 감소했다. HMC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3% 줄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순이익 2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6.7% 하락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동기 대비 11.9% 하락한 74억원을 기록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KTB투자증권의 사모펀드(PEF) 투자자산의 매각 건수가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전년동기에는 활발한 투자자산 회수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2분기 이후 투자자산 회수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들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대형 증권사가 수익 다변화를 이루면서 사업 중복으로 인해 이익이 하락한 면과 중소형 증권사들의 ELS 헤지로 인해 회사 간 수익성이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ELS 혼용해 헤지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자체헤지를 거의 하지 않아 조기 상환과 운용이익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대우조선의 회사채를 가지고 있어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2016년 순이익 규모 대비 익스포져가 크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동부증권은 1분기 적자전환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현재 200억원 정도의 대우조권 관련 채권이 컸다”며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상환이 쉽지 않아 채무 재조정을 실시해 대손충당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채권 규모는 하이투자증권이 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유안타증권이 241억원 규모를 들고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