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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메기’ 될까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4-17 00:59 최종수정 : 2017-04-17 07:10

인터넷은행 ‘메기’ 될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잘 돼야 한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출범 소식을 전한 한 기사에 달린 ‘응원 댓글’이다. 올 상반기 중 영업 개시할 또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계기로 “은행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뜨끔한 지적도 나왔다. 기존 은행권에 대한 고객들의 불편, 나아가 불만을 엿볼 수 있을 만한 대목이다.

“개점 효과다”, “이미 은행에 있는 상품과 서비스다” 이런저런 말도 많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확실히 기대 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나흘만에 1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시중은행보다 금리 혜택을 더한 정기예금 상품은 200억원 한도 완판 뒤 2회차 판매를 개시하며 호응을 얻었다. 하반기엔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외환 업무, 펀드 판매 등도 차례로 선보이며 은행들을 ‘압박’할 태세다.

사실 출범을 앞두고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은행권에선 “글쎄요”라는 회의론 섞인 대답이 주로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이쯤되면 긴장감을 가질 만하다. 실제로 초반 돌풍에 은행권에선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은행 지점 방문 없이”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모바일 전용 상품, 비대면 서비스 이벤트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연 2%를 살짝 넘는 예금 상품도 등장했다. 그동안 은행권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 속에 이른바 ‘이자장사’ 즉,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요지부동이거나 내리는 데 있었다는 점을 곱씹어 보면 놀라운 대목이다.

하반기에 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외화송금 수수료, 시중은행의 10분의 1”을 내건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하면 은행권에 그야말로 새로운 경쟁이 가열될 지도 모르겠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성패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분명한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고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얇은 정보’를 가진 사각지대 ‘신파일러’(thin filer) 고객들을 제대로 가려내야 차별성을 갖고 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소액대출 시장에서는 대출 거래자가 금리보다는 한도에 오히려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고금리 시장에서 단순히 대출금리만 경쟁 수단으로 삼으면 상대적으로 저신용자만 반응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은행업 본질적인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공상과학(SF) 소설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전설의 밤(Nightfall)’을 보면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하늘에는 언제나 여섯 개의 태양이 떠있어 평생 밤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천년 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별이 뜬 밤하늘에 광기에 사로잡혀 불을 피우고 스스로 파멸에 이른다. 문명이 사라지고 다시 원시 상태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공생이 필요하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의 ‘우리나라 은행의 시장경쟁도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은행산업 진입은 시의적절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량차주 시장에서 기존 은행들과 경쟁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비용구조를 기초로 비우량 차주시장에서 활동하도록 유인을 증대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뱅크(bank)는 사라지고 뱅킹(banking)만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이미 가까이 다가와 있는 듯 하다. 은행업계가 비대면 뱅킹 시대를 현명하게 수용해서 약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론 금융 소비자에게 유익한 경쟁이 촉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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