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컨설팅기업 KPMG는 글로벌 보험사의 84%가 올해 1~3건의 기업 인수를 계획 중에 있으며, 94%는 최소 한 건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31일 진단했다.
KPMG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사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PMG는 연간 매출 15억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보험사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향후 1년 간 진행될 M&A와 기업전략 등에 설문 조사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33%)과 유럽·중동·아프리카(33%), 북미지역(33%)에서 응답했고, 응답자 업종은 생명보험(25%)과 비생명보험(25%), 재보험(25%), 기타 보험 중개사(25%) 등으로 구성됐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사의 약 67%는 올해 크로스보더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기업의 55%가 현재 5개 이하의 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일부 보험사들은 새로운 시장 진출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인수 대상 국가로 가장 많이 고려되는 곳은 미국(25%)이 꼽혔고, 중국(12%)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이 47%로 가장 많았으며, 2위인 북미지역(21%)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글로벌 비즈니스 다각화를 추구하는 인수자와 투자자에게 단기전략을 제공하고, 아시아는 신흥시장을 대표하는 곳으로서 장기적인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 서유럽(48%)이 아시아태평양(21%)을 크게 제치고 가장 많은 자산을 매각할 지역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북유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지역에서 지난해부터 적용된 새로운 자본규제제도(솔벤시Ⅱ)에 의한 매각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솔벤시Ⅱ는 보험회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금을 쌓게 하는 제도로, KPMG는 이러한 필요자본을 조달할 수 없는 보험사들이 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보험사(62%)들은 기업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기업 벤처 캐피탈(CVC)을 자체적으로 설립했거나, 설립 예정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보험사들은 주로 혁신적인 기술 역량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 벤처 캐피탈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로 CVC 모델이 확립된 응답 기업의 54%는 비보험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삼정KPMG 금융사업본부장 한은섭 부대표는 “보험부채시가평가제도ㆍ솔벤시Ⅱ를 기반으로 하는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 새로운 규제환경은 국내 보험사에 큰 도전이 되기도 하지만 자본건전성을 높여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