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마트 중국 100호점 롱왕치아오점 전경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회사에 따르면, 전산시스템 전문가의 진단 결과 외부에서 바이러스를 이용해 해킹 공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에 집계된 롯데 중국 홈페이지 접속 트래픽은 평소의 10~2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롯데 측은 “롯데 중국 홈페이지 등에 대한 소수 중국인의 개별적 보복 행위는 하나 둘씩 확인되고 있다”며 “아직 중국 정부나 소비자단체의 조직적·집단적 불매운동 또는 여타 보복행위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사드 배치와 관련 롯데의 불매 운동 조장 입장을 연일 보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업체 징동닷컴도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징동닷컴은 지난 2015년 롯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을 이어왔으나 최근 사이트 내에서 유명 한국 브랜드 상품이 일부 사라지는 등 한국 상품 판매에 대한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을 통해 한국을 벌함으로써 한국에 교훈을 줄 주요한 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사설을 개제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며 “한중 갈등이 가속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제외한 나머지 유명 한국 유통업체들도 중국 소비자들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유엔을 통해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왔으며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제재가 북한보다 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중국 관영 CCTV가 방영하는 고발 프로그램이 롯데의 상품을 대대적으로 다룰 것이란 이야기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CCTV의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 가 다뤘던 제품들은 중국 내 여론 악화로 불매운동의 타깃이 돼왔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롯데의 사드부지 교환 계약 체결 이후 중국 지린성 롯데마트에는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당장 중국에서 떠나라”는 플래카드가 등장했으며 롯데의 중국 SNS에는 “롯데는 중국에서 떠나라” 는 현지 네티즌들의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롯데와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성주CC(성주골프장)와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군 용지를 교환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 28일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부지 공여를 위해 협의에 들어간다. 기본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시설 공사 등을 거쳐 연내 사드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비상 상황에 대비, 주재원들이 비상대기하며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