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12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BB’로 상향된 등급을 평정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운업계의 부실로 인해 현대상선은 한진해운과 함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D이하)으로 내려갔다. 시황에 민감하던 글로벌 해운업계 특성상 이번 신용등급 개선은 향후 현대상선의 행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BB등급이 비록 만족스러운 등급은 아니지만 기업신용등급 회복에 따라 해외 대형 컨테이너 화주와의 신뢰 회복이 이루어짐으로써 신규 계약 체결이 용이해 질 것”이라며 “국내 3대 신평사 등급 B이상을 요구하는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철강제품 및 원자재 수송(벌크) 입찰에도 참여가 가능해졌고, 협력업체(터미널, 연료공급사 등)로부터의 신뢰도 상승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할 만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도 개선됐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44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 전년(6270억원 당기손실) 대비 적자 폭이 6226억원 줄었다. 그 결과, 2000%(2007%) 이상 치솟았던 부채비율이 1/10 수준인 235%까지 개선됐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적자는 악화돼 아직 개선과제가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매출은 4조5848억원으로 전년(5조6451억원) 대비 19% 줄었고, 영업적자는 8334억원으로 전년(2793억원 영업적자) 보다 3배 가량 늘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해운물동량 정체현상과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최저 수준 운임이 지속돼 영업손실이 이어졌다”며 “지난해 말부터 컨테이너 시황이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올해도 초과공급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은 올해 항만인프라 투자를 통한 영업기반 확대와 ‘2M+H’를 통한 원가 경쟁력 및 영업 경쟁력 등을 강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