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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득 환류 세제-은행] 배당·임금 선택지 은행 난감 속내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2-06 00:26

외국인 주주 고배당 결과 유도
고임금 비판속 배당 대안 부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세금을 피하려면 배당을 늘릴 수밖에..”

기업소득 환류 세제에 대응하는 은행업계의 반응은 이처럼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순익 중 투자·배당·임금에 일정 수준 쓰지 않는 기업에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이 거센 은행권에서 임금 대신 선택지는 배당에 그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거론되고 있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의 한 해 순익 중 80% 이상을 투자·임금·배당을 늘리는 데 쓰지 않으면 미달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제도다. 적용대상은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상호출자제한기업이며 지난 2015년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은행업계에선 가계소득을 높이자는 본래 제도 취지와 괴리돼 결과는 고배당 유도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금융업은 제조업과 달리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투자액을 제외하고 한 해 번 이익 중 80% 이상을 임금, 배당 중에 써야해서다.

또 우리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이 크다는 점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결산법인 기준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7조3919억원으로 전년보다 22.5% 급증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기업소득 환류세가 고배당 검토를 유인한 결과가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가 사례다. 씨티은행은 2015년 실적 기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환류세제 적용 대상이 됐다. 2015년 연결기준 연간 당기순익 2793억원 중 42% 수준인 1161억원 가량을 현금 배당한 씨티은행의 배당 성향은 시중은행 대비 상당히 높다.

본질적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7% 올랐다. 이마저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득은 전년 동기 0.1% 감소했다.

투자 부문 역시 세제 효과로 영향을 직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3.4% 증가했는데 이유는 ‘슈퍼 반도체’ 덕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라인에 대규모 투자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은행 업계에선 배당 외에 다른 특별한 대안 찾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저비용 비대면 뱅킹을 선보이는 핀테크(Fintech)가 대두되면서 은행들은 그동안 과점 체제에서 경쟁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다. 인력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도입도 은행권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환류세제를 피하려면 임금, 배당 중 택해야 한다”며 “금융권 고임금 여론이 커서 결국 배당을 늘리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투자나 임금 증가보다 배당만 크게 늘렸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손질된 제도가 적용된다.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소득환류세제 계산 시 배당은 50%만 인정하기로 했다. 배당보다 임금, 투자 증가로 더 많이 환류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업과 제조업에 같은 잣대를 둘 수는 없다”는 지적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세제 변화가 기업의 투자 및 배당 결정에 미치는 영향’ 리포트는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당기 소득에서 투자·임금·배당의 최적 수준과 산업·기업규모·기업 자체 상황별로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남창우 KDI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은 이중과세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면 최소한 산업 별 투자 기회 및 기업 규모를 고려하여 과세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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