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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득 환류 세제-보험] ‘곳간 채우라더니’ 정책혼선에 큰 불만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2-06 00:23

IFRS17 앞두고 RBC 규제 엄격
자본확충 힘쓰다가 환류세 폭탄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기업의 투자와 배당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로 애꿎은 보험사들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저금리 기조와 IFRS17 도입 등을 대비해 자기자본을 충당해야 하는 보험사들에게 때 아닌 날벼락인 셈.

환류세제는 기업의 한 해 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투자와 임금 증가, 배당에 쓰지 않으면 미달금액의 10%를 과세하는 제도다. 금융업 등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투자액을 제외해 한 해 이익의 30% 이상을 임금 증가와 배당에 써야 세금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2021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배당을 자제하고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앞으로 4년 내에 약 20~30조에 달하는 거액의 자기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부터 보험회사에 과도한 배당 지급을 자제하고 자본을 확충하라고 권고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배당을 자제하고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선 보험사들은 거액의 환류세를 물어야 했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삼성생명 34억원, 교보생명 110억원, KB손보 30억원, 흥국생명 3억원 등 거액의 환류세를 냈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2조1285원을 기록했지만 주주배당은 1주당 1200원으로 총 2155억원을 지출해 전년 1800원(총 3328억원) 대비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초 부담했던 것보다 더 많은 환류세를 올해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손보 역시 지난해 30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9.6% 증가세를 보였다. 배당은 1주당 600원, 총 399억원 규모로 전년 결산배당금 240억원에 비해 66%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B손보 역시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 올해도 상당 규모의 환류세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상장사인 흥국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기준 5279억4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흥국생명은 395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다소 낮은 수치지만 이들 생보사 역시 배당을 크게 늘릴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 환류세 폭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들 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에 부과되는 환류세 규모는 3월 말 정도에 확정될 전망이다. 특히 미상장 보험사들의 경우 지난해 결산 시점이 다소 늦어지기 때문이다.

배당 등에 이익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IFRS17 도입 대비에 필요한 자본확충이 미지수인 보험사들은 순이익의 30% 이상을 임금 증가나 배당에 쓰지 않으면 거액의 환류세를 물어야 한다.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여력(RBC)가 떨어져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수 있어 무턱대고 임금과 배당을 늘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결과적으로 보험사들로선 환류세가 법인세처럼 반드시 내야 할 세금이 돼버린 모양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를 환류세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기를 놓쳐 시행되지 못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과세기준은 이미 확정돼 금융회사만 예외로 하기 어렵다”며 “보험사는 자본 확충이 중요한 만큼 내년에 기재부에 보험회사만이라도 환류세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지만 결정은 기재부에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기업들이 시행한 배당액은 절반만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계산할 때 인정받게 됐다. 다시 말해 배당에 100억원을 쓰면 50억원만 지출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의 배당을 유도하는 기재부와 금융사 자본규제를 해야 하는 금융당국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의 이온적인 태도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또다시 갈 길 바쁜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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