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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면세업계⑫] 동화면세점발 면세점 구조조정 서막 오르나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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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2-01 18:18 최종수정 : 2017-02-27 03:44

시내면세점 난립으로 수익 악화, 출혈경쟁 지속
중견·중소 면세점 및 후발 업체 시장 입지 불안
업계 “동화면세점 사태, 시장 재편 신호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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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면세점 제공

동화면세점 제공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시내면세점 1호인 동화면세점의 매각설이 나돌며 면세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동화면세점의 매각이나 청산 뿐 아니라 면세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의 서막으로 봐야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면세점 과당경쟁과 중국발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등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2015년 7월과 11월 특허를 획득한 신규면세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태다.

신세계디에프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HDC신라, 두타면세점, SM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면세점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관광객 비중도 한반도 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급감을 보이고 있다.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을 기준으로 신세계디에프의 적자는 372억 원에 달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경우 305억 원의 영업 적자를, HDC신라면세점은 16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70억 원 수준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 중이다. SM면세점도 208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관광객 방문수의 감소와 늘어나는 면세점의 수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44년 업력의 동화면세점이 위기에 봉착하기 앞서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5년 시한부 정책에 발목이 잡히며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3년 개정된 관세법은 면세점 특허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으며 갱신제도를 폐지했다.

기존 면세점 사업자는 특허 기간의 만료에 따라 시장 신규 진입을 원하는 업체들과 ‘원점’에서 다시 입찰과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됐으며, 이에 따라 2015년 11월 워커힐면세점·부산 신세계면세점·서울 롯데면세점 소공점·서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두고 면세점 특허 쟁탈전이 벌어졌다. 당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이 관세법 개정으로 인한 ‘5년 시한부’의 첫 탈락자가 됐다.

지난해 12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부활에 성공했으나 워커힐 면세점은 고배를 마시고 폐점에 들어갔다. 문제는 특허를 회수당한 면세점 뿐 아닌 새로 특허를 교부 받은 곳 또한 5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5년 시한부 정책‘은 신규면세점들의 사업 불확실성까지 증가시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전문 인력 양성의 어려움 및 명품 브랜드가 입점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조성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동화면세점의 시장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는 호텔신라가 풋옵션을 행사한 주식 35만 8200주 (715억 원)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 자금 압박 등 경영 악화가 배경이다. 동화면세점은 2015년 전년 대비 10% 증가한 3226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 이익은 7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급감했다.

여기다 지난 1월 동화면세점에서 루이비통과 구찌가 이탈하며 올해 영업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더욱 커졌다.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으로 대표되는 명품 빅3는 면세점 연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업계에는 명품 빅 3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명품 브랜드들은 더 좋은 입지 조건을 제시하는 면세점을 찾아 짐을 싸는 수순을 밟고 있다.

중견·중소면세점과 시장에 막 진입한 후발 주자들은 자사 면세점의 럭셔리 브랜드 이탈 가능성에 촉각을 모을 수 밖에 없다. 지난 8월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에서는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이 샤넬코스메틱의 매장위치 등 입점 조건에 항의하며 판매직원을 철수했다 복귀시킨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1990년대 들어 면세점의 폐업이 속출했던 전례 또한 업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1986년 면세점이 신청제로 변경됐고, 88올림픽과 아시안 게임 유치로 외국인 관광객 붐이 일었다. 이에 1980년대 후반 전국의 시내면세점 수는 29개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시장 규모는 축소됐다. 시장 규모에 비해 면세점 수가 많은 데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일본인 관광객까지 일본 버블 경기의 붕괴 탓으로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1990년에만 부산 신라면세점, 서울 파라다이스면세점 등 10개 면세점이 문을 닫았고 이후 1995년까지 10개 면세점이 폐점했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시내면세점은 11개만 남게 됐다.

최근의 상황도 시장이 재편되던 1990년대 중후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5년만 해도 6곳에 그쳤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2년 새 13곳으로 늘었다. 두 배 이상의 증가이다.

또한 면세점의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의 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 7월 93만5000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문객 수가 12월에는 54만8000명으로 42%의 급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면세점이 개점을 앞두고 있어 마케팅 경쟁 심화와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며 “자본 싸움에서 밀리는 중견, 중소면세점과 후발 주자들은 송객 수수료를 비롯한 경쟁력 등에서 밀리며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면세점 수의 증가라는 대내외 악재는 국내 면세점 시장의 양극화를 가속화시켜 구조조정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12조 2757억 원을 기록했으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각각 5조 9700억, 3조 3258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두 곳의 매출 총합은 전체 시장의 76% 가량이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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