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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정책]정부 18년 만에 첫 2%대 성장 전망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2-29 18:39

2017년 경제성장 전망 3.0% → 2.6%로 하향
내수-수출, 가계-기업 위축… 21조 추가 투입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7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강호인 국토부장관, 주형환 산업부장관, 최양희 미래부장관, 유일호 부총리, 홍윤식 행자부장관, 이기권 고용부장관, 임종용 금융위원장>./사진제공=기획재정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7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강호인 국토부장관, 주형환 산업부장관, 최양희 미래부장관, 유일호 부총리, 홍윤식 행자부장관, 이기권 고용부장관, 임종용 금융위원장>./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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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정부가 내년 초 경기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과 정책금융 등 총 21조3,000억원의 실탄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경기하강으로 민생안정이 시급한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가능한 재원을 모두 동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정도 카드로는 경기상황 대응에 부족할 것으로 보여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대폭 하향했다. 정부가 이듬해 성장률을 2%대로 제시한 것은 외환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1999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6개월 만에 0.4%p 낮춰

정부는 29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갖고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전망한 3.0%에서 6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췄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아래로 제시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합동 브리핑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제여건에 직면해 있다”며 “거시정책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운용해 경기 위축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1·4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조기집행(전체 예산의 31% 수준)을 추진하는 등 총 21조 3000억원의 경기보강에 나선다. 초과 세수에 따른 지방교부세·교부금(3조원) 4월 교부, 재정집행률 1%포인트 제고(3조원), 33개 공공기관의 투자 확대(7조원),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 확대(8조원) 등이다.

정부는 또 올해 출생아가 역대 최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패러다임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만혼·비혼 등 혼인율 제고를 위해 총급여 7,000만원 이하 서민·중산층 근로자가 결혼하면 1인당 50만원, 맞벌이 부부는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혼인세액공제를 신설한다. 재혼에도 적용된다.

신혼부부가 가장 먼저 부딪치는 전셋집 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신규로 받는 신혼 가구에 0.7%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현재 연 1.8~2.4%에서 연 1.6~2.2%로 금리가 내려가 6,000만원의 대출을 받을 경우 연 12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카드로는 경기상황 대응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재정 당겨쓰기라는 기존 방법을 답습한데다 절반에 가까운 실탄이 보증·대출 등 간접사격에 가까운 정책금융이라는 점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6개월짜리 한시 경제정책 방향으로서 한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정부는 ‘성장률 2%대 중반 지키기’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만약 내년 성장률 2%대가 현실화되면 2015년 이후 3년 연속 2%대에 그친다. 195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마이너스 성장(-5.5%)했다가 이듬해 11.3%를 기록하며 1년 만에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0.7%로 침체됐다가 2010년 6.5%로 반등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 후반~3% 초반인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한다는 것은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한국도 일본처럼 저성장 기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지표 줄줄이 하향 예측

정부는 상당수 주요 경제지표가 올해보다 고꾸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내수 회복세가 둔화 추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절벽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4.2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정부는 내년도 민간소비가 2.0% 증가에 머물러 올해(2.4%)보다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 실질소득이 지난해 3.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소비여력 자체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가 이어지면서 고용시장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취업자 증가 수는 올해(29만명)보다 3만명 감소한 26만명을 나타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경기회복세를 이끌었던 부동산 등 건설투자 증가율도 10.8%에서 4.0%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미국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행정부 출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본격화, 미국 금리인상 경로 등 켜켜이 쌓인 대외 불확실성도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다. 미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 가계와 기업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진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교역위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도 개선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내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이 기정사실화된 점도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꼽힌다. 차기 정부 출범 시 유일호 경제팀이 공들인 경제정책은 6개월가량의 '시한부' 운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2.6%라는 숫자에는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정책수단 효과로 끌어올릴 수 있는 0.2%포인트의 성장 기여도가 반영됐다.

정부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슬그머니 성장률을 낮춰왔던 점을 볼 때 내년 2%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

지난 2013년 우리나라 실제 성장률은 2.9%로, 정부의 최초 전망치(4.3%)보다 무려 1.4%포인트나 낮았다. 2014년(4.0%→3.3%), 2015년(4.0%→2.6%) 역시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간 괴리가 컸다. 물론 정부 전망치가 정책수단을 동원해 달성한다는 목표치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에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 대내외 주요 기관들도 앞다퉈 당초 제시한 내년 전망치보다 눈높이를 더욱 낮추고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3%) 등 민간연구소뿐 아니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2.4%를 제시하고 나섰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은 1%대 전망치를 내놓기까지 했다.

연세대 김정식 교수는 "국내 정치불안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번지면서 소비나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미·중 간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들도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자본유출을 야기할 수 있어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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