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미 수출 10% 줄면, 한국 총수출 0.36%↓"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미국 차기 행정부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미국과 중국간 통상 마찰을 일으키면 우리나라 전자, 반도체 등 수출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7일 '우리나라 대(對)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및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가 간 산업의 거래내역을 정리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토대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직접적으로 중국의 수출재 생산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이 우리나라 총수출을 0.25% 줄이고, 간접적으로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영향도 우리나라 총수출을 0.11% 축소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의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 수출 감소율을 보면 전자·반도체가 0.7%로 가장 크고 석유화학도 0.5%로 높다.

석유·석탄의 감소율은 0.3%로 나타났고 전기장비, 기계장비, 철강은 각각 0.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수출 산업 타격 전망은 지난달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4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수출지역과 품목 다변화같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보고서는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 부진이 중국의 경기 악화로 전이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에서 중국의 최종수요를 위한 수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에서 최종재 비율은 2014년 기준 31.3%로 2009년(16.4%)보다 상승했다.

보고서는 "미·중 간 교역이 감소하더라도 미국과 다른 국가의 교역이 늘어나면 우리나라가 받는 부정적 영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