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컨설팅을 의뢰, 전략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 방향은 산은캐피탈이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서도 산은캐피탈 매각 결정을 철회할 만한 명분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캐피탈 매각은 작년 11월 9일 산업은행이 나라장터에 산은캐피탈을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유찰후 올해 2월 이동걸닫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산은캐피탈은 여신전문회사로서 업무 영역이 매우 넓어 가능성 높은 회사’라고 평가하며 재매각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난 2월 26일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위한 출자관리위원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최종 입찰에는 옛 명성그룹 가족기업 ‘태양의 도시’ 1개사만 참여, 유효경쟁 미성립에 따라 또다시 매각이 불발됐다. 약 1년간 산은캐피탈이 2번 M&A 시장 매물로 나오는 과정에서 자산도 줄고 채권발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1분기 채권발행 규모는 2500억원으로 전년동기 31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채권 규모도 19.3% 줄었다.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 산은캐피탈은 호실적을 나타냈다. 산은캐피탈 2016년 상반기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은캐피탈 영업이익은 93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720억원보다 29.6% 증가했다. 매각 결정이 철회될 경우, 산은캐피탈의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산은캐피탈이 산업은행에 계속 소속될 경우, 산업은행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게돼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 산은캐피탈 실적 호조세를 견인할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매각 의사 철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8월 16일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모인 자리에서 산은캐피탈 매각 가격인 7000억원에 회사를 살 기업은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을 위해 희망가격을 무리하게 내리지는 않는다는 의중이 담겨있다. 2번이나 산은캐피탈 매각이 불발된 요인으로는 높은 매각가, 어려운 캐피탈 시장 환경 악화, 정책금융 성격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산업은행이 산은캐피탈과 거리를 둔 점도 매각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이동걸 회장은 매각 변동성으로 생기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전액을 매각 후 반년 내 회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에 작년 11월 30일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4000억원 규모, 2.89% 적용금리로 대출을 설정했다. 특별약정 또한 설정해 약정기간 내 산은캐피탈 매각 시 매각완료 후 신규인출을 금지하고 매각완료 후 6개월 이내에는 대출금을 전액 상환 대출약정을 해지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자회사 브랜드로 얻을 수 있는 특혜가 사라지면 산은캐피탈 자체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매각이 산은캐피탈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산은캐피탈 매각 철회 목소리에 힘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