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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이광구, 베트남 금융시장 격돌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8-08 00:38 최종수정 : 2016-08-08 00:52

절대 강자 신한은행에 우리은행 도전
위비vs써니뱅크 모바일 금융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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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이광구, 베트남 금융시장 격돌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베트남 금융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 평소 해외 시장에 큰 관심을 가졌던 두 은행장의 해외 전략이 베트남 시장을 무대로 서로 간 우위를 견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일 우리은행은 베트남 법인 설립을 위한 가인가를 획득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을 이르면 내달 중 완료하고 본격적인 현지 금융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기존 베트남에 진출한 시중은행 중 가장 정착이 잘 된 신한은행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 각 은행장 해외 전략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올해 초 ‘G.P.S. Speed-Up’을 제시했다. 여기서 ‘G.P.S.’는 ‘글로벌(Global)’ ‘플랫폼(Platform)’ ‘영역 세분화(Segmentation)’를 뜻한다. 여러 경영 전략들 중 가장 앞에 글로벌을 내세웠다. 이러한 조용병 은행장의 의중을 반영하듯 신한은행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장 진출에 가속이 붙었다. 기존부터 성과를 쌓아온 일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넘어 2억5000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국내은행이 진출하지 못했던 미얀마 진출까지 완성되면서 신한은행의 아시아금융벨트 전략은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는 전략과 함께 현지화를 통한 기 진출국가에 대한 확장도 같이 병행하면서, 지난 해 초 16개국 70개의 해외네트워크가 현재 19개국 142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광구 은행장은 임기 중에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의 해외 영업망을 구축했다. 5월 기준으로 총 24개국에 진출해 209개의 해외 네트워크망을 보유했다. 이 중 베트남이 포함된 동남아에 178개 점포가 집중되어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인력 확보 △현지시장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지역전문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전문인력 제도는 2002년 시작돼 총 30개국에서 128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우리은행은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4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나아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동에 이르는 신아시아 벨트 구축을 더욱 견고히 해 아시아 톱10 글로벌 50위 은행이란 중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 베트남 신출내기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이번에 받은 가인가는 본인가에 앞선 예비단계로 가인가를 받으면 지점 설립을 위한 IT시스템 구축과 인력 채용 등에 나설 수 있다.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후 본인가를 받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3년 법인설립에 대한 제안서를 현지 중앙은행에 제출,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에 공을 들였다.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베트남 현지 은행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된다. 상대적으로 선진 금융시스템을 가진 국내 은행들이 날개를 더 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점이 하노이와 호치민 두 곳만 있어 현지인 상대로 영업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본인가까지 받게 되면 향후 3~5년 이내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2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지 법인이 설립되면 국내 우리은행 본점의 해외 지점을 설립하는 것보다 베트남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법인 승인 첫해에는 지점설립은 3개, 그 다음해에는 5개로 제한하고 있다.

◇ 절대강자 신한은행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은 지난해 5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도 221억원의 2배가 넘는다.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의 성공 배경에는 84%에 이르는 현지고객 비중과 카드사업의 성공적 안착이 꼽힌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을 동시에 진출시켜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시장은 신한은행이 절대강자의 위치에 있다. 이미 지난 2009년 현지 법인설립(신한베트남은행)을 인가받은 신한은행은 2011년 신한비나은행(옛 조흥비나은행)과 합병해 크기를 키웠다. 6월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현지법인의 자산은 23억6900만달러고 지점수가 17개로 HSBC, ANZ,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중 HSBC(15개)를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 위비뱅크·써니뱅크 모바일 경쟁 예고

양 은행은 전통적인 영업방식이외에도 앞선 핀테크 기술력을 내세워 모바일 금융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점 확대는 현지 법으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통해 현지 젊은층을 목표로 잡고 금융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베트남 국민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80%를 상회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 확대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위비뱅크는 우선 금융서비스 확대에 중점을 뒀다. 우리은행은 내년 3월말까지 국내 위비뱅크와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모바일뱅킹 구축 사업을 완료해 해외에서도 모바일통장·페이·해외송금·대출 등 기본기능을 전부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모바일뱅킹이 구축되고 나면 현지 통신사 및 전자지급결제 대행업체(PG), 메신저서비스 제공사 등과 제휴해 선불결제 및 핀테크형 해외송금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다. 또 현지 고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꿀벌의 현지어 발음을 위비 브랜드와 병행해 사용하는 한편, 국내 위비뱅크에서 제공하는 음악 및 게임서비스, 위비마켓 등 부가 콘텐츠들을 베트남 고객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써니뱅크는 시장에 먼저 진입한 이점을 살려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베트남 써니뱅크의 이용고객 수는 2만3600명인데 올해 3월 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데 이어 5개월새 두배가 넘게 증가했다.

현지인 취향에 맞춘 콘텐츠가 인기를 끈 것이 비결인데 비금융 콘텐츠 플랫폼인 ‘써니클럽’은 베트남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션 및 뷰티·트렌드·한국 음식정보·한국어 강의 등 한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이어 현지에 진출한 신한카드의 할인 가맹점 정보도 활용하는 등 콘텐츠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제공 중인 최신 서비스인 자동차 구매고객 대상 대출서비스 ‘써니뱅크 마이카’를 선보였다. 현지 법인 맞춤 추천상품이나 멤버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미리 구축한 현지법인의 성장세도 모바일 금융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거래고객은 현재 4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현지 고객비중이 90%를 넘는다. 금융고객이 주거래은행의 모바일 전문은행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강점이다. 올해도 채널 수를 18개(현재 15개)까지 늘릴 예정이어서 베트남 써니뱅크로 유입되는 고객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 아시아 금융벨트 누가 차지할까

국내은행들이 동남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시장이 한계를 맞이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동남아시아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커 차세대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시아의 순이자마진(NIM)은 4~5%로 1분기 (1∼3월) 국내은행 순이자마진 1.55%의 두 배 이상이다. 그렇기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존 현지법인(미국·중국·인니 등) 및 지점(인도)의 자체 네트워크 확대, 베트남 현지법인 신설, 필리핀 신규진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의 인수 합병을 마치고 영업 활성화에 나섰고, 캄보디아에서는 2014년에 소액대출 금융기관 말리스를 인수해 현지 법인(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으로 만들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현지 1위 소액대출회사 프라삭(Prasac)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연말이면 현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베트남 현지법인까지 궤도에 오르면 아시아 금융 벨트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일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인도네시아, 미얀마까지 진출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가장 다양하게 진출했다. 신한은행은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태평양 지역 진출까지 염두한 모양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 4월1일 조흥·신한은행 통합 10주년 기념식에서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정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손익비중 2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출범을 포함해 미얀마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며 동남아시장 벨트를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벨트 구축을 위한 두 은행 간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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