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10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를 마친 뒤 집무실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면담했다. 배석자 없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두 기관장만 약 2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만 따로 불러 면담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자본확충의 당위성을 얻기 위해서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으로 자구노력과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직접 언급하여 성과주의 도입을 주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이라는 시급한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조속히 성과주의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며 "그 동안의 경영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고 자본확충이 절실한 만큼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은 대표적인 고임금 구조인 만큼 성과중심 문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금융공공기관인 만큼철저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보수 등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에 정규직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로 각각 9435만원과 9241만800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는 양 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도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앞서 4일 여의도 본점 로비에서 성과주의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도 10일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을 '자구노력'으로 치환한 것인데 타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치금융으로 구조조정 위기를 초래한 이들이 성과연봉제를 강요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잘못은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0일 '제3차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을 비롯 권선주 기업은행장,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 9개 금융공공기관장이 참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