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의 점포들을 묶어 운영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 모델도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 자산관리 강화 스토어
씨티은행은 기존 반포지점을 차세대 자산관리 센터인 씨티골드 지점으로 새롭게 단장해 지난 23일 오픈했다. 6주간 지점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개보수 작업을 진행한 대형공사였다.
씨티은행은 차세대 자산관리 점포와 동시에 새로운 자산관리 프로그램도 개시했다. 수신고에 따른 고객군을 재조정한 것인데, 기존엔 자산 1억원 이상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면 이를 5000만원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자산 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의 신흥자산가군을 새롭게 설정해 WM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고 이들의 자산증식을 도와 씨티은행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씨티골드 반포지점은 씨티은행이 첫 선을 보이는 스마트 허브 스토어이기도 하다. 지점 입구에 들어서면 기존 은행점포에서 볼 수 있는 창구가 하나도 없다. 대신 계좌신규 등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 4대를 배치한 상점형 모델이다. 씨티골드 반포지점 내 1/4 정도가 스마트 허브 스토어 구역이고 나머지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한 공간이다.
‘유니버설 뱅커’라 불리는 직원들이 일반적인 창구 텔러와 달리 서서 고객을 맞이하고 옆에서 고객들을 일대일로 전담한다. 씨티은행은 스마트 허브 스토어를 마치 명품상점에서 명품가방을 팔 듯 은행상품을 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씨티은행은 향후 씨티골드 반포지점과 같은 점포를 10곳 정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 점포 권역화 협업 강화
대형 시중은행 중심으로는 지점 간 협업을 강화하고 지역마다 다른 영업환경에 최적화한 ‘허브앤스포크’ 방식이 한창 시범운영 중이다. 허브앤스포크는 수레바퀴의 바퀴살(스포크)이 모이는 중앙에 허브가 위치하고 있는 모양을 말한다. 지역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의 소형 점포 여러 곳을 묶어 클러스터로 구성하는 것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거점 점포와 인근 점포를 엮은 허브앤스포크 모델 몇 곳을 선정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이 같은 방식의 채널효율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허브앤스포크 방식을 검토하는 한편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점포 통폐합이나 위치 재조정 등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취하는 것은 지점 간 유기적 연결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엔 모든 지점이 리테일 중심의 획일적이고 개별적인 형태였던 반면 허브지점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권역 내 지점과 모든 직원들의 유기적인 협력을 지휘한다.
허브앤스포크는 선진국 은행들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점포전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비용절감을 위해 대대적으로 점포를 재배치했다. 매년 60~80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목표로 5800여개 지점 중 750개를 폐쇄하고 허브앤스포크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 평가도 기존 점포별에서 구역별 기준으로 바꿨다.
◇ 은행 직원이 직접 방문
산업은행이나 전북은행이 다이렉트 영업을 통해 초기 모델을 선보였던, 직원이 찾아가는 서비스도 새로운 고객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실명제로 금융업무에 본인확인이 필요한데 직원의 방문판매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또한 IT기술의 발전으로 직원들이 간편한 태블릿PC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핀테크가 결합되면 더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블릿 PC를 활용한 찾아가는 서비스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SC은행이다. 지난해 7월 선보인 ‘모빌리티플랫폼’을 활용해 직원들이 고객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찾아간다. 시중은행 보다 훨씬 적은 수의 점포와 직원으로 경쟁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로 찾아낸 것이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가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만에 신규거래 실적이 5만 건을 넘었다. 또한 SC은행은 이 모델을 접목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미니점포를 설치했다. 태블릿PC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백화점과 마트 영업시간과 동일하게 운영해 주말과 공휴일까지도 은행업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내년부터 태블릿PC를 활용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아웃도어 세일즈(ODS)’로 불리는 태블릿PC를 들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영업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내년 5월부터 1000여개 점포에 태블릿PC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