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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제일모직합병 ‘불꽃승부’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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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7-15 07:10 최종수정 : 2015-07-15 10:19

17일 주총, 기관투자자 찬성 무게, 개인투자자 반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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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이 성공할까? 오는 17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짓는 주주총회를 앞뒤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너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합병할 경우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4.1%)를 비롯 다양한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위해 이번 합병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3대 주주(지분율 7.12%)인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닫기엘리엇기사 모아보기매니지먼트가 소송을 제기하며 합병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소액주주들도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는 엘리엇의 논리에 동조하는 분위기여서 이번 주총에서 합병이 성사될지 미지수다.

◇법원 엘리엇 가처분소송 기각, 합병정당성 확보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삼성의 승리다. 엘리엇이 제기한 소송 모두 법원이 삼성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일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7일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기각했다.

법원이 잇따라 엘리엇의 패소결정을 내리면서 오히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공정성, 정당성이 재평가됐다. 즉 △합병비율의 공정성(“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되고 주가가 부정하게 형성됐다고 볼 자료 없는 이상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합병배경의 정당성(“총수 일가 이익만을 위해 추진한다고 볼 자료 없다”)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5.8%(“자사주를 우호관계에 있는 KCC에 매각한 처분은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까지 확보하게 됐다.

기관투자들도 삼성 쪽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근 기금운용본부 내 설치된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신운용 3.10%, 미래에셋운용 0.53%, KB자산운용 0.43%, 신한BNP자산운용 0.27%, 신영자산운용 0.23% 등 자산운용사들도 합병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결권위원회를 열어 입장을 결정한다”라며 “주주총회 직전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ISS 합병반대 의견, 외국인 투자자 일부 동조

문제는 기관투자자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합병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최고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와 2대 자문기구인 글라스루이스는 이번 합병에 대해 완전히 반대의견을 냈다. 게다가 ISS는 삼성물산이 49.8% 저평가되어있고, 제일모직이 41.4% 고평가 되어 있어 적정한 합병비율로 삼성이 밝힌 1:0.35가 아닌 1:0.95를 제시했다. 특히 ISS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도가 높고 그들의 의견이 실제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하면 외인들이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합병은 규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주총 2/3이상, 전체 발행주식의 1/3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재 우호지분은 삼성그룹 13.82%, KCC 5.96%를 비롯해 국내 기관 11.05%, 국민연금 11.21% 등이 가세할 경우 약 40%로 추정된다. 반면 엘리엇 7.12%을 중심으로 외국인, 외인기관 26.41% 등이 일부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합병의 운명을 가를 캐스팅보드는 개인투자자인 소액주주(22.33%)가 쥐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신문, 대형포탈 광고를 통해 합병의 당위성, 합병 이후 비전, 주주친화정책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개인투자자의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신통치않은 게 변수다. 주식정보사이트 팍스넷이 440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설문을 받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 10명 중 8명은 이번 합병을 반대하고 있으며, 엘리엇과의 분쟁의 원인도 삼성에 있다고 응답했다.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 회원은 "불합리한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경영관행, 그리고 오너 중심의 독단적 의사결정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가치를 20% 이상 평가절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라며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재산상의 손해(불공정한 거래)를 감수하면서 삼성그룹지배구조개편의 경제적 희생양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지 못할 경우 주총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투자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ISS와 삼성물산의 논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합병비율"이라며 "삼성물산 주주입장에서 보면 합병안의 기준가격인 5.5만원은 적정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합병비율로 잠재손실이 있고, 이를 삼성이 주장하는 합병법인의 시너지가 보상한다고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삼성물산 주주는 이번 합병이 무산되고, 앞으로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할 때 합병이 다시 추진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합병CEO 설명회에서 현재 건설사업의 위기상황을 고백했고 합병무산시 재추진 가능성도 낮아 보이는 상황에서 합병 무산이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ISS의 합병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한국의 자본시장법(최근 시가에 따른 합병가액 산정), 시장가격과 ISS 밸류에이션의 괴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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