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금융위원회에서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추진의 일환으로 한국거래소상장을 제시했다. 유가증권, 코스닥, 파생상품 등의 시장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한 후 IT 자회사와 함께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하겠다는 취지이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신사업 및 해외 진출에 힘쓰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거래소의 상장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해외 증권거래소들의 상장은 지난 1993년부터 시작되었다. 2012년말 기준 세계 거래소 중 상장거래소의 비중은 약 40%를 차지하며 현재 OECD 국가들의 거래소 중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유일한 비상장거래소다.
세계 주요 거래소들의 상장 배경으로는 증권거래의 국제화와 거래소들 간의 통합 등 금융환경변화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럽 내 거래소들의 경우 유럽통합이라는 정치적 변화에 따라 모든 거래소들을 주식회사로 전환(demutualization)해 거래소간의 통합을 추진한 후 상장했다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지주전환 뒤 IPO추진을 공식화함에 따라 적정지분가치가 얼마냐도 관심사다. 거래소는 2014년 당기순이익 904억원 중 183억원을 배당(배당성향 20.2%)했다. 당시 공정가치는 지분율 3%에 836억원, 총 기업가치 2.79조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PBR 1.11배, PER 31.5배 수준이다. 최근 5년동안 거래소는 7.8%의 ROE를 시현했다. 2014년 ROE는 3.6%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거래대금이 급증해 실적 개선가능성이 높다.
주요 상장거래소들의 5년 평균 ROE-PBR을 살펴보면 거래소는 미국 나스닥과 매우 근접한 수준이다. 홍콩과 싱가폴 거래소의 경우 PBR 8~13배를 적용받고 있지만 평균 ROE 33.4% 수준으로 거래소와 직접적인 비교는 쉽지 않다. 미국 나스닥의 5년 평균 ROE-PBR추세뿐아니라 거래소의 높은 진입장벽, 안정적인 거래수수료 등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거래소의 지분가치가 ROE 10% 가정시 PBR은 2.0배 내외가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