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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금리대출 살리기 무리수?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6-03 22:04 최종수정 : 2015-06-03 22:19

[기자수첩] 중금리대출 살리기 무리수?
“은행에서 3% 금리로 (소호대출을) 싹 쓸어가니 길이 안 보이더라구요.”

은행에서 근무하다 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이 관계자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역학관계를 요즘 제대로 실감한다고 했다. 저금리로 모두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보니 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까지 파고들면서 저축은행들이 치이는 모양이다. 비록 흑자전환이 가시화됐지만 저축은행들은 요즘 고민이 많다. 예대마진은 계속 줄고 비이자수익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길이 어두운 것은 비단 이 관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와중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마저 저축은행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법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저신용자 중금리대출을 은행권에서 취급하자는 취지의 말이다.

임 위원장은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전무의 건의에 응답하던 중 “(저신용자 대출은) 심사기법, 경험이나 여러 취하는 정보의 양 등은 오히려 은행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최근 서민금융기관들의 문제가 차주 신용도에 따른 금리가 아닌 일률적으로, 대출금 회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게 불씨가 됐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고금리 행태와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중금리대출에 대한 불만이 읽혀졌다. 당국에서 적극 권하지만 아직 답 안 나오는 10%대 중간금리대출.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구제하고 가계대출의 질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하지만 시장은 당국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은행계를 제외한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30%대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이 중심이다. 은행을 통한 연계영업으로 비교적 우량고객을 받는 은행계이기에 그나마 가능하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중금리대출을 살리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뭘까?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신용분석기법을 고도화하고 악성브로커 난립에 따른 개인회생제도의 부작용을 줄여 리스크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은행을 통해 한 단계 거친 저신용 고객들을 받는 것 밖에 딱히 길이 없어 보인다. 임 위원장도 이를 아는지 “정 그게 어렵다면 지주에서 연계영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중금리대출을 살리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저신용자를 은행으로 떠넘기는 것은 악수(惡手)임은 분명해 보인다. 저신용대출마저 잃으면 저축은행은 아예 존재할 이유가 없는데다 은행 고객들도 안전하게 굴려달라고 맡긴 돈이 저신용금융 같은 위험사업에 쓰이는 것을 원치 않을 테니.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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