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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수익률 조작의혹 ‘일파만파’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4-27 00:39

대법 ELS상품투자자 집단소송 첫 허용
한화투자證 위법사항 “전혀 없다”

ELS수익률 조작의혹 ‘일파만파’
대법원이 ELS수익률조작 의혹을 인정하고 집단소송도 허용했다. 증권관련분쟁에 대해 집단소송을 허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판결로 ELS수익률조작 의혹이 재부상하며 대표적 중수익중위험상품으로 자리매김한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 대법원 ELS 소송허가신청사건 파기환송결정, 증권집단소송 ‘물꼬’

지난 2009년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ELS수익률조작 의혹이 새국면을 맞았다. 대법원이 1,2심판결을 뒤집고 원고가 제기한 집단소송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내에서 처음으로 증권집단소송의 길이 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 20일 양모(60)씨 등 2명이 로얄뱅크오브캐나다(RBC)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허가해달라고 신청한 사건에서 소송불허가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발단이 된 ELS는 양씨 등이 지난 2008년 4월 가입한 ‘한화증권 ‘한화스마트 ELS 제10호’ 등이다. 기초자산은 ‘SK 보통주’와 ‘포스코’로 1년 뒤 만기가 왔을 때 기준가격의 75%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에게 연 22%의 수익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만기상환 기준일인 마지막날인 지난 2009년 4월 22일 투자자의 관심은 SK주가에 집중됐다. 당시 포스코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80% 수준에서 유지된 반면 SK주가는 최초기준가의 76~77%선에서 아슬아슬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ELS의 손익을 결정짓는 ‘SK 보통주’의 주가는 기준가격의 75%인 11만9625원. 장중에 12만원선에서 강보합 움직임을 보이며 연 22% 수익율달성이 거의 확실시됐다.

하지만 동시호가 10분동안 기대는 좌절로 바뀌었다. 장 마감을 앞둔 10분간의 동시호가에서 이날 거래량의 40%를 웃도는 13만주의 매물이 출회되며, SK 보통주 종가가 11만9000원으로 주저앉았다. 결국 이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만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25.4%의 손실을 냈다. 동시호가 때 이례적인 대규모 매도로 인해 ELS를 실질적으로 운용한 로얄뱅크오브캐나다가 의도적으로 SK보통주 물량을 팔아 수익을 무산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조사결과 ‘수익률 조작 의혹이 있다’고 결론지었고 양씨 등은 이를 근거로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1, 2심 모두 ‘현행법상 시세 조종 ‘이후’의 거래로 손해를 본 경우만 집단소송을 할 수 있다’는 요지의 판결로 집단소송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이 “ELS시세조종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하므로 증권관련집단소송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증권관련집단소송허가 결정을 내리며, ELS수익률조작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집단소송을 허가했으나 이것이 로얄뱅크오브캐나다가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근거로 다시 1심부터 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승소 혹은 패소할지 그 결과에 대해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직접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동종의 그룹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손해를 배상해 주도록 하는 소송이다”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위 쟁점사안에 대해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수익률조작 원천적으로 막는 제도적 장치도입, 재현가능성 극히 낮아

이 사건이 시장에 오르내릴 때마다 억울한 쪽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ELS를 판매만했을 뿐 헤지운용에 관한한 모든 것은 로얄뱅크오브캐나다에게 일임했기 때문이다. ELS는 증권사의 book(장부)에 포함, 위험을 안고 가는 구조로 즉 ELS 판매 뒤 판매(고객)자금운용 등 헤지가 필수다. 헤지방식은 크게 자체(Internal) 헤지와 백투백(Back-to-Back) 헤지로 나눈다. 자체 헤지는 말 그대로 투자자에게 상환할 금액을 발행사인 증권사가 내부적으로 운용하면서 자체적으로 위험중립적(risk neutral) 헤지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백투백 헤지는 외국계 IB 등 외부금융기관으로부터 똑같은 구조의 ELS 상품을 매수하여 리스크를 외부로 전가한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로얄뱅크오브캐나다와 백투백헤지 계약을 맺어 운용에 관한한 아무런 책임도 없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운용, 판매를 같이 하는 회사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판매만 했을뿐 운용에 관한한 로얄뱅크오브캐나다와 헤지운용계약을 맺고 일임했다”라며 “운용은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이름이 거론되며 평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우리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법원이 판결한 ‘ELS 집단소송 허가 신청 사건’에 대한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위법사항이 전혀 없으므로, 향후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수익률조작을 원천적으로 막는 제도적 장치가 도입돼 ELS수익률조작이 재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대형증권사 상품전략본부 관계자는 “여러 차례 개선안을 통해 기초자산의 만기 도래시 수익 지급조건 만기 이전 3일 이상의 종가 평균, 만기일 거래량의 가중평균가격을 사용하는 등 수익률 조작가능성이 아예 차단됐다”라며 “금감원의 제재도 무거워 변동성(델타)에 따라 매수, 매도하는 ELS의 옵션트레이딩도 가격이 민감한 상황에서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어 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운용과정 발생위험에 대해 그때 사건 이후로 감독원이나 증권사가 보완조치를 취해 재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최근 지수형 중심으로 ELS발행이 70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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