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디커플링해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글로벌 증시는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MSCI 전세계 및 선진국 지수가 각 지수 생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과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필리핀 증시도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주간으로는 터키를 제외한 MSCI 구성 45개국 증시 모두 플러스권(+)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강세의 원동력은 주요국의 유동성공급효과 덕분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오는 2016년 9월까지 진행될 예정(현재 자산매입 목표의 5.5% 달성)이며, BOJ(일본중앙은행)의 경우 하반기 추가 완화정책(현 연간 본원통화 80조엔 증액) 시행이 유력하다.
이 같은 글로벌유동성이 외국인 매수확대로 이어지며 국내증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4일 3년 8개월만에 21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098.92포인트) 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p로 마감했다. 그 다음날도 2119.96p로 장을 마치는 등 나흘 연속 오르며 2100 안착에도 성공하고 있다.
오랜만에 선진국과 동조화현상이 나타나며 국내증시의 고질병인 디커플링이 해소될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외환시장의 안정화로 코스피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신흥시장이 선진시장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외환시장의 불안 때문이다. 신흥국 통화(FXJPEMCI Index)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7.5%, 12.1% 약세를 나타내며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달 외환시장에서 신흥국 통화가 2.2% 강세로 전환했으며, 특히 위험통화로 지목되었던 러시아, 브라질 통화도 각각 7.9%, 3.8% 급등했다. 신흥국 외환시장이 안정화되며 증시의 소외현상도 해소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 신흥시장은 지난 1년동안 ‘아시아 통화’와 ‘신흥국 통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4월 이들 통화가 동시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신흥 시장도 안도 랠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디커플링 해소국면에서 실적개선조짐을 보이는 국내증시가 더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연구원은 “국내 기업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과 유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 매크로 모멘텀 개선 및 리스크지표 하락이 동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유동성국면에서 코스피가 소외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