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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사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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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3-16 17:39

“금융개혁 마지막 기회…험한 여정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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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지금이 금융개혁을 추진할 마지막 기회이자 개혁을 성공시킬 적기”라며 금융혁신 포부를 드러냈다.

아래는 임 위원장 취임사 전문이다.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두렵고 무겁습니다.

그러나, 제가 항상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후배 분들과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때문에 용기있게 이 자리에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금융 현장에 있으면서 우리 금융의 도약을 위해 여러분들이 쏟아 온 땀과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임 신제윤 위원장님은 금융권의 보수적 문화를 개혁하고 기술금융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우리 금융의 혁신을 앞당기셨습니다. 예기치 못한 금융사고로 시장의 안정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셨습니다.

신제윤 위원장님의 뜨거운 열정과 끝없는 헌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금융 개혁의 필요성

여러분,

한국금융이 ‘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형적인 제도의 틀을 갖추고 양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우리 금융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저금리와 고령화, 금융과 IT의 융합 등 금융환경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다른 경쟁에 대응할 준비가 부족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실물경제는 글로벌 수요 부진과 후발주자와의 경쟁 격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금융이 충실히 덜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우리 금융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는 어렵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금융개혁을 추진할 마지막 기회이자 개혁을 성공시킬 적기(適期)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정책 방향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제게 주어진 소명은 “금융개혁”입니다.

이를 차질없이 완수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 정책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선, “자율책임문화”가 정착되도록 금융당국이 먼저 변화해야 합니다.

선수들의 작전을 일일이 지시하는 ‘코치’가 아니라, 경기를 관리하는 ‘심판’으로 금융당국의 역할을 바꿔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검사·제재 관행을 선진국 수준으로 쇄신해 나가겠습니다. 개인 제재를 기관·금전 제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비공식적 구두지시는 공식화·명문화하겠습니다.

우리 금융의 “자율책임문화”는 금융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습니다.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시장규율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자율”과 “경쟁”의 확대가 가져올 변화에 기대가 크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책임은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이 함께 져야 합니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금융시장은 금융인들이 스스로 노력해야 완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특히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감독 역량을 투입할 것입니다.

둘째,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혁신적인 자금중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합니다.

우선, 기업의 실제 수요에 맞게 자금이 공급되도록 기술금융 제도를 보완하겠습니다. 기술금융이 지속적인 지원 제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은행이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스스로 식별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배양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경제의 필요한 부문에 막힘없이 자금이 흘러가도록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우리 자본시장이 활력을 되찾아 창의적인 모험자본과 혁신 벤처·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금융의 새로운 고속철도가 되어야 합니다. 자본시장의 낡고 불합리한 규제들을 걷어내고 사모펀드와 모험자본을 활성화하는데 정책 역량을 쏟겠습니다.

셋째,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겠습니다.

非금융분야와의 융합, 해외진출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핀테크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겠습니다. 전 세계적인 핀테크 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클 것입니다. 長江의 앞물결이 뒷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핀테크라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야 우리 금융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핀테크업계는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금융회사는 IT기술의 흐름을 알기 어려우며, 정부는 제약이 되는 규제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핀테크업계, 금융회사, 정부 간 협력 체계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핀테크 생태계”가 구축되도록 하겠습니다.

보안은 핀테크 산업의 전제이자 기초입니다. 빈틈없는 금융보안 체계를 갖추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규제의 큰 틀”을 전환하겠습니다.

금융규제 전체를 유형화(Category)하여 시장질서와 소비자보호 관련 규제는 정교화하고, 영업 규제 및 과도한 건전성 규제는 국제기준과 금융사의 역량에 맞추어 합리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해외진출 규제를 전수 조사하여 개선하는 등 우리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영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함께 ‘금융개혁 현장점검단’을 구성하여 규제 개혁이 현장에 기초하고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금융개혁이 성공하려면 금융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관리되어야 합니다.

가계부채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미시적·부문별 관리 노력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금융회사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대출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살피는 여신심사 능력을 배양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금융산업 전반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서민금융과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힘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상담채널 및 서민 눈높이에 맞는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을 통해 원스톱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취약계층 보호도 더욱 두텁게 하겠습니다.

◇금융위 직원에 대한 당부말씀

사랑하는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저와 함께 “금융 개혁”이라는 어렵고도 험한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들소인 누우는 건기가 되면 새로운 초원을 찾아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수백 킬로미터 이상의 대이동을 감행합니다. 길목에서 사자와 악어들로 인해 많은 희생을 치르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기에 떠나야만 합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가 있을 것입니다. 혹은 우리가 최선을 다했을지라도 혹독한 비판을 받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주신 소명이기에 아프리카의 들소처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만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실력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권위는 법령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 전문성과 폭넓은 시야를 갖추어야 확보되는 것입니다.

두레박의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의 물을 길을 수 없듯이 실력을 갖추지 못하는 사람은 큰 일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금융개혁은 금융위원회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의 유능한 파트너입니다.

금융회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소재의 공급자입니다.

관계부처는 우리를 도와줄 원군입니다.

이 모두와 함께 할 때만 금융개혁이 가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문견이정(聞見而定)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현장에 가서 직접 듣고 본 이후에 싸울 방책을 정한다는 이 말에 충무공의 승리 비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 “문견이정”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매주 현장을 찾겠습니다.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들도 현장으로 달려가 주십시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우리가 수립하는 정책의 토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저와 함께 걸어갈 여러분의 앞날에 행운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3. 16.

금 융 위 원 회 위 원 장

임 종 룡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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