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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 발전 큰 그림의 어려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2-22 21:41 최종수정 : 2015-02-22 21:53

[기자수첩] 금융 발전 큰 그림의 어려움
교체설이 회자되길 여러 차례 이르렀으나 고비를 넘기곤 하더니 금융위원장이 바뀌었다. 신제윤 위원장이 내정자 신분이던 시절 약간 상기된 얼굴 표정으로 네 가지 원칙 가운데 금융산업발전을 손꼽아 지목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셈을 해보니 만 3년 조금 못 미치는 긴 시간 장관을 지낸 셈이다.

취임 초반부터 민간전문가가 포함된 T/F를 꾸려서 금융시장 발전과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에 긴요했던 이슈에 대한 정책방향을 세우는 혁신적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시도하는 방식이나 정책 입안 과정이 혁신적이었다 해서 결과마저 반드시 훌륭하라는 법은 없는 것인가 보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무색하게 한 것은 지주사 전무가 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 무리하게 개입했다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간 다툼으로 비화하도록 KB금융그룹과 은행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으로 고장난 지배구조 사례로 일컬을 만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지주사 방식의 금융산업 구조 개편을 유도하기 위해 과거 정부 시절 선배 공무원들이 인위적으로 한 울타리에 끌어 모았던 일부 금융사를 매각하는 선에 그쳤다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법 했지만 최종 매각 목표인 우리은행 매각이 미궁에 빠져 후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져 버렸다.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신설 방안도 법안 제출까지는 마쳤지만 성과 없이 잠들어 있는 처지에 이르면서 행정부의 대 국회 교섭력과 대국민 설득력에 회의를 품게 했다. 취임 첫해 대한민국 금융산업 10년 앞을 내다보는 비전으로 ‘10-10밸류 업’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흔적조차 희미해진 것은 더욱 아쉽다.

사실 전임자 시절 터져 나와 숙제로 남아 있던 저축은행 사태로 그치지 않고 고객정보 절취에 이은 시중유통 사태 등 숱한 곡절을 겪었으니 결코 순탄했던 과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처지였다. 현 정부의 당-정-청 유기적 협력이 워낙 약하다 보니 때론 고립감 속에서 업무를 추진했던 순간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어떤 조직이건 그 조직의 성과는 수장의 역량을 뛰어넘을 수 없는 법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슈를 다루고 처리방안을 내놓았으며 미래 비전까지 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확 와 닿는 진척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적지 않은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신 위원장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슈들과 씨름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하는 모습,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성실한 장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전체적으로 돌아보아 기억 가득 육중한 중량감을 남기기엔 실패한 느낌이 역력하다. 외환위기 직후 금융감독기구설치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출범했던 이래 이명박 정부 때 격상된 금융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위원장으로서 권한도 컸고 임기도 길었는데 뚜렷하고 오래도록 향기를 남길 족적을 남기지 못한 것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원인을 한 두 마디 말로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에 신임 금융위원장이 그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인지 아닐지 지켜보는 가운데 힌트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신 위원장에게 대한민국 공직 수행의 운이 앞으로 또 이어질지 여부는 아무도 장담 못할 일이다. 그래도 금융산업에 기여할 역할은 앞으로 또 있을 가능성만큼은 매우 높아 보인다. 금융위원장으로서 미진했던 점을 차후 일정 역할이 주어졌을 때 속시원하게 풀어갈 수 있다면 개인으로나 우리나라 금융산업으로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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