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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리스트를 만들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2-07 22:02 최종수정 : 2014-12-07 22:13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며칠 전, 삼성과 한화 그룹의 빅딜이 큰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삼성이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 맞춰 삼성의 계열사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한 것입니다. 당연히(?), 매각되는 회사의 직원들은 반발을 보이고 있으며, 합격통보를 받고 곧 ‘삼성맨’이 될 것으로 가슴 부풀어 있던 삼성측 신입사원들은 ‘낙동강 오리알’ 처지가 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이것이 신호탄이라도 되는 듯, 요즘 증권가에는 흉흉한 이야기들이 떠돕니다. 삼성이 수천 명을 구조 조정한다는 등의 소문이 그것인데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입니다. 다른 기업도 그 흐름을 외면하기 힘들게 될 것이니까요.

◇ 눈앞에 닥친 위기의 시대

그런 뉴스를 접하면서 갑자기 떠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폰더(David Ponder)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한 회사에서 23년 동안이나 장기근속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다 바친 샐러리맨입니다. 회사 일만 열심히 하면 미래는 저절로 열린다는 믿음으로, 자기사업을 하는 것처럼 정성껏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그 때문에 회사에서 승승장구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불황이 닥치고 회사가 어려워지자 적대적 기업인수로 매각되면서 간부인 그는 해고됩니다. 불과 마흔 여섯 살에 말입니다. 그 나이면 청춘입니다. 그때에 누가 장래나 노후를 심각히 걱정하겠습니까? 그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실직으로 인한 위기감은 극에 달합니다. 아내는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하지만 공허할 뿐입니다. 여기 저기 일자리를 찾아 헤매던 그가 낙심한 가운데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절규합니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

이것은 앤디 앤드루스(Andy Andrews)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이종인 옮김, 세종서적)에서 처음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데이비드 폰더는 미국 판 ‘사오정(45세 정년)’ 스토리지만 우리의 현실과 매우 흡사합니다.

직장인으로서 가장 곤혹스런 상황은 자신의 자리가 불안전한 것입니다. 언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할지 모른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그러나 이제 그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황은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정부에서도 정규직의 해고요건을 완화한다며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폰더 씨의 상황은 결코 미국의 일도, 남의 일도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는 것은 꼭 불황이라거나 정부의 방침 때문만은 아닙니다. 세상의 어느 정부가 국민들로 하여금 직장을 불안하게 만들겠습니까? 그래서 정년 60세를 법으로 정해놓았지만 세상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상황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곰곰이 돌아보십시오. 엄청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기 힘듭니다. 세상의 변화가 상상의 속도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합니다.

각종 첨단기기가 등장하는 추세를 보면 변화의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아니, 저런 것까지?”라고 싶을 만큼 기발한 물건들이 속속 등장합니다. 옷에 내장되는 컴퓨터만 해도 보통의 상상을 뛰어넘는데 이제 그 정도는 한물갔습니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해도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로봇은 만들 수 없다고 했는데 벌써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스마트 기기의 눈부신 발전은 직장인들의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넘보는 상황입니다. 머지않아 금융거래의 대부분이 스마트 폰으로 대체하게 될 경우를 상상해보십시오.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특별히 업무영역을 확대하지 못하는 한 당신의 자리의 불안하게 할 것이 뻔합니다.

◇ 드림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상황이 이렇기에 두 눈 부릅뜨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할 텐데 분위기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열정과 도전보다는 퇴행과 패배주의적 사고에 물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 증거의 하나로 TV의 광고를 들고 싶습니다. TV의 광고를 보면 수없이 등장하는 게 질병이나 사망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암 보험광고와 상조광고가 대표적입니다. 그런 광고에 자주 노출되다보면 몸 한구석에서 암세포가 꿈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상조광고를 보노라면 힘차게 박차고 일어나기 보다는 어떻게 최후를 잘 준비하며 마무리할 것인지에 신경 쓰게 됩니다.

그런 풍조와 어우러지는 것이 소위 ‘버킷리스트’입니다. 수년전, 미국 영화 ‘버킷리스트’ 가 상영된 이후, 고령화 추세와 맞물리면서 멀쩡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도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버킷리스트’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그것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목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하직하기 위한 준비나 마무리의 리스트이지 결코 희망과 도전의 목록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버킷리스트’ 운운합니다. 크게 잘못된 것이지요.

세상이 변화무쌍하고 흉흉하고 어려울수록 열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려는 희망과 도전의 목록이 필요합니다. 버킷리스트가 아닌 드림리스트(Dream List)말입니다. 그것을 만들어 놓고 다부지게 도전해야 합니다. 그 길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안정되고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세월호 사태 등,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당신의 드림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더 멋지고 경쟁력 있는 직장생활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들을 말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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