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분기에도 ‘웃음’, 수익개선 패턴 되풀이
증권사가 3분기에도 웃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2014년 7~9월) 증권사의 순이익은 8145억원으로 전분기(2763억원) 대비 무려 +194.8%나 증가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1.9%(연환산 7.7%)로 전분기 대비 1.2%p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3분기에도 지난 1, 2분기 수익개선패턴이 되풀이됐다는 것이다. 먼저 채권운용부문의 경우 3분기에도 추가금리인하기대감이 형성되며 웃었다. 기준금리인하 시기는 지난 10월 15일. 하지만 이보다 앞서 채권운용의 주요 대상인 3년국고채 시장금리가 추가인하기대감으로 역사적 저점이 잇따라 무너지며 자기매매이익은 전분기대비 4313억원 늘었다.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효과가 반영된 것도 긍정적이다. 인원 및 지점감축 등 공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며 비용절감 판매관리비는 1837억원 감소(△9.4%)했다. 인원수/국내지점수는 14년 3월말 39,146명/1,380개→ 6월말 37,723명/1,343개→ 9월말 36,972명/1,265개로 감소했다.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브로커리지도 한몫했다. 주식거래대금이 389.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17.5%)해 위탁수수료는 1,212억원으로 약 +15.5% 늘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적자전환한 삼성증권은 이번 3분기 실적정상화로 복귀했다.
◇ 구조조정 효과 반영, 리테일 회복으로 펀더멘털 개선 조짐
2분기 약 400억원의 희망퇴직 관련 비용으로 적자전환했던 삼성증권은 3분기 상품공급기능강화, 본사인력 지점배치 등 성공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영업력훼손을 커버한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처분이익도 발생하며, 3분기 흑자전환이 확실하다. 시장에서는 순이익을 약 1,833억원(QoQ 흑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비슷하다. 약 654억원의 구조조정비용의 영향으로 2분기 적자를 입었다. 하지만 이번 3분기에는 △고객자산유입으로 인한 보유채권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ECM, DCM, IPO Deal증가로 IB수익 증가 △2분기 마무리된 구조조정으로 3분기부터 비용절감효과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약 410억원의 순익이 기대된다. 하지만 실제 성적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 12일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순익이 776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DB대우증권은 금리인하로 최대수혜를 입었다. 보유한 채권규모는 16.2조원으로 증권사 중 최대다. 1조원 규모의 외화채권도 마진이 원화채권보다 높아 이익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도 매력이다. 안팎의 호재와 맞물려 3분기 상품운용부문 쪽은 약 455억원으로 2분기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순익은 퇴직급여충당부채환입(366.7억원)효과도 반영되며 약 93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지주도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약 2.3조원의 기관자금이 유입되는 등 자회사의 실적호조가 지속되고, 투자은행(IB)부문도 회복되면서 약 611억원의 순익이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수익증가, 은퇴자산잔고 확대 △키움증권 중·소형주 대차 Pool Service가시화 등으로 순익이 지난분기 대비 소폭늘며 각각 486억원, 1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이 증권사의 펀더멘털개선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교보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3분기 실적특징은 구조조정 마무리와 리테일 실적개선”이라며 “특히 구조조정 마무리로 일회성비용 지급이슈 소멸 및 판관비 절감효과가 3분기부터 가시화되며 그동안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인 리테일이 대형, 중소형사 모두 회복되는 등 펀더멘털이 상반기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채권이익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지만 실적개선을 이끈 채권의 경우 금리가 정상화되더라도 그 폭이나 속도가 시장예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낮아 평가손실에 따른 타격은 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평균 약 13.5 조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 보유채권 규모를 감안시 시중금리의 상승은 증권사의 헤징(hedging)에도 불구하고 2015년 대규모 채권평가손실 발생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기활성화 정책도 일관성있게 진행되고 있어 2015년 금리의 급격한 상승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