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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는 원·엔환율, 두고만 볼 건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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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0-01 21:17 최종수정 : 2014-10-02 00:24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급락하는 원·엔환율, 두고만 볼 건가
경상수지 흑자가 내수는 살리지 못한채 원화가치만 끌어 올려

외환 보유액 확충하고 기업 경쟁력 높이도록 규제완화 서둘러야

일본 엔화(貨) 가치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5일 100엔당 955원으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2년 1월 100엔당 1488원이었던 원·엔 환율이 지난 2년 9개월동안 계속 떨어져서 최근에는 95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내년엔 원·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세계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미국에서 요즈음 우리나라 쏘나타가 일본차(車) 켐리보다 가격이 비싸졌다.

현대·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3% 줄어든 것도 엔저(低) 때문이다. 중소 수출업체 중에는 일본 업체에 밀려 수출을 포기해야 할 위기를 맞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우리 수출이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고 경기 회복도 어려워질 위험이 크다.

최근의 원고, 엔저는 일본이 20년 장기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추진하는 공격적인 ‘아베노믹스’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비세 인상 충격으로 일본의 경기 회복세가 무뎌지면서 엔화 가치가 더 추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커지고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엔 환율을 더 떨어뜨리는 측면도 없지 않다. 우리 경제는 작년에 799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냈고, 올해는 840억달러로 흑자가 더 불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30개월째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경상수지가 내수(內需)를 살리는 효과를 내지 못한 채 원화 가치만 끌어올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면서 경제가 속으로 골병들고 있다. 더욱이 미국 연준은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끝낼 방침이지만, 일본은 아베노믹스가 성공할 때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 같다. 앞으로 원화가치는 엔화에 대해서 상당기간 고평가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엔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환율 안정대책이 필요하다. 과거 원고, 엔저 시기와 같이 대외채무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외채 및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말 현재 3675억 달러이다. 외환보유액을 더욱 확충하고 통화스와프도 확대함으로써 아베노믹스 및 엔저에 대응해야 한다.

외환보유액 확충은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응해서 원화의 급격한 절상을 억제할 뿐 아니라 외환보유액 확충은 그 자체가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경기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은 선진국의 저금리가 상승기조로 돌아설때 국내의 유동성 위기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두 차례 원고(高), 엔저(低) 시기를 겪으면서 한국이 외환위기(1997년)와 외화유동성 부족사태(2008년)를 경험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국내 금리의 추가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내수 진작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고, 국내외 금리격차를 줄여서 원화 강세 압력을 해소해야 한다. 정부가 지금 원·엔 환율 하락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경기 부양책의 효과도 반감(半減)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원화 강세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기업은 원화 강세에 대비해서 근본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일본은 지속되는 엔고(高)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계속 늘었다. 일본 기업은 장기간의 초(超)엔고를 이겨내면서 소폭의 엔저에도 급부상할 수 있는 체질과 경쟁력을 확보했다. 독일이 현재 다른 유로존 국가들과 달리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약하면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고 경제도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원화 강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은 구조조정을 통한 성장전략인데 한일 양국 간의 환율전쟁은 결국 구조조정 경쟁이라고 하겠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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