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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해외사업 실적 서프라이즈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8-20 20:52 최종수정 : 2014-08-21 10:43

올 상반기 영업이익 국내 보다 2배 이상 더 많아
美 현지법인이 해외 전체 수익의 90%로 절대적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실적 고공행진 비결”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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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해외사업 실적 서프라이즈
국내 대표적 여신전문금융회사로서 자동차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당장 올 상반기 영업 실적만 놓고 보더라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가 국내 보다 훨씬 많다.

특히 이 회사의 현지법인들은 다른 국내 금융회사 해외법인과는 달리 철저히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춰 현지에서 실질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경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해외사업 수익, 국내 실적 압도

국내 신용대출과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이목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현대캐피탈, 제조업과 금융의 효과적 연계 모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해외시장에서 크게 약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미국(HCA), 영국(HCUK), 중국(BHAF) 등 3개 해외 법인이 올 상반기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857억원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영업이익( 1411억원) 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것이다.

국내 사업이 취급수수료 폐지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2475억원)에 비해 무려 1064억원(43%)이나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대출자산 규모도 해외가 25조6000억원을 기록해 국내(20조3000억원)보다 5조3000억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20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국내 자산 규모는 2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반면 해외 자산은 1조7000억원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본지 2013년 9월 2일자 ‘현대캐피탈 해외법인 성장속도 빠르다’ 기사 참조>

국내 사업 부진은 대주주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판매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현대캐피탈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보다는 현대 및 기아차의 판매가 활발한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118억원을 기록한 해외 영업이익은 올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美 현지법인, 현지화 전략으로 영업실적 고공행진

이처럼 해외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미국 해외법인의 기여가 컸다. 올 상반기 미국 현지법인(HCA)이 영업이익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2623억원으로 전체 해외수익의 91.8%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실뿐만 아니라 외형에 있어서도 큰 성과를 이뤘다. HCA의 대출자산은 지난 2008년 5조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성과를 거듭한 끝에 2014년 6월말 현재 22조8000억원으로 5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나면서 국내 대출자산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 HCA의 자산은 23조원을 기록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CA의 성장에는 현대캐피탈의 경영자문과 캡티브 마켓 활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89년 현대·기아차가 설립한 HCA는 당초 현대·기아차 미국법인의 할부금융 역할만 수행했지만 2008년 현대캐피탈의 경영자문 이후 단순 할부금융업무에서 벗어나 ‘제조업체-고객-딜러’간 윈-윈 할 수 있는 벨류 체인을 갖췄다.

HCA는 현대캐피탈이 보유한 전략 등 노하우를 통해 저금리 리스·할부 상품 출시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고객은 낮은 금융 비용지불로 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딜러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확대로 이어졌으며, 다시 HCA의 취급액 증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았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경영자문이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캡티브 마켓을 활용한 사례다. 캡티브 마켓이란 계열사의 고객을 상대로 다른 계열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HCA는 현대캐피탈의 금융마케팅을 통해 소매인수율을 2009년 17%에서 2014년 상반기(6월말) 60%대로 끌어올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HCA의 약진은 지속적인 서비스 혁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HCA는 고객의 신용정보 검토 및 상품조건 제안시간을 미국업계 평균인 15분보다 40%가량 빠른 9분대로 단축했다. 또 고객편의를 위한 홈페이지 개편, 청구서 개편, 새로운 상담 가이드라인 도입 등도 미국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 영국(HCUK),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比 3.6배 급증

HCA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7월 산탄데르와 함께 설립한 ‘현대캐피탈 영국’ 역시 목표 대비 성장률이 30~40% 빨라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신차 구매 고객의 89% 가량이 전속금융사에서 제공하는 자동차 금융을 이용한다는 점이 호재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영국(HCUK)진출 2년 만에 자산 1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현대캐피탈 사장은 “한국 기업이나 교포가 아닌 영국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해 진출 2년 만에 자산 1조 6000억원이라는 쾌거를 거뒀다”며 “국내 금융사들의 교포 대상 영업 전략이 아닌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 전략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성공으로 올 상반기 HCUK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8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억원)보다 무려 145억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현지법인은 한국계 금융사 중 최초로 영국자본시장에서 3억 파운드(한화 531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성공했다. 영국진출 1년5개월만의 일이다.

만기 3년3개월에 금리는 ‘기준금리(1M Libor)+0.4%’로, 현지 다른 자동차금융사보다 발행조건도 양호하다. 실제 지난 8월 GM의 금융계열사인 GMAC가 발행한 조건(만기 1년6개월, 기준금리+0.55%)보다도 만기와 금리 측면 모두에서 유리하다. ABS의 성공적 발행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파워와 현대캐피탈의 해외사업 성과확대가 주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 中 합작법인(BHAF) 실적 개선 힘입어 첫 영업이익 실현

여기에 지난2012년 9월 현대차, 북경기차투자유한공사(북기투자)와 함께 ‘현대캐피탈중국(법인명 북경현대기차금융: BHAF)’은 해외 현지법인에 방점을 찍었다. 작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 법인이 올해 들어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고, 진출한 지 1년 6개월 만에 자산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 캐피탈 관계자는 “중국은 자동차 대국의 위상과는 다르게 자동차 할부 금융 이용률이 10% 수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층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동차 구매력이 증가해 자동차금융의 전망이 밝다는 게 정 사장의 판단이다.

현대캐피탈은 빠른 업무 처리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고도화된 심사승인 시스템을 통해 한 시간 내 대출 승인여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일 이내 대출금 입금 등 신속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해외사업 고성장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주효

이 회사는 여타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현지교민, 현지 한국법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과 달리 철저히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현지에서 실질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금융 영토의 확장’과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Globalization)’을 추구하려는 현대캐피탈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을 중심으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주재원 파견을 최소화한다. 일례로, 현재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의 경우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은 1100명이 넘는 반면, 주재원은 9명에 불과하다. 이 9명 역시 절대 다수가 관리 업무가 아닌, 실제 현장의 스태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적에 따른 차별도 없다.

올해 현대캐피탈 유럽법인에 새롭게 채용된 신입사원 20명의 국적이 11개에 이를 정도로 국적은 무의미하다. 매년 현대캐피탈은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찾기 위해 ‘글로벌 인턴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10명 모집에 하버드(Harvard)와 예일, 옥스퍼드, MIT 등 세계적인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 400명이 지원해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 역시 글로벌 비즈니스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2008년부터 JV 파트너인 GE의 전세계 거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한국과 해외 법인의 임직원들이 교환 근무를 하는 ‘Global Exchange Program’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자격 조건을 충족한 직원들이 원하는 업무를 직접 선택해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인 ‘커리어마켓’을 해외 법인으로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세계 각 지역의 임직원들이 현대캐피탈 특유의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임직원들은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동일한 컨셉으로 디자인된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이 표준화되어 있다. 업무공간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사무용품과 일상용품도 현대캐피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 제작된 제품을 사용하고, 사원증(MyD) 역시 전 세계 모든 거점이 같은 디자인의 사원증을 사용하도록 해 소속감과 일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미국, 영국, 중국, 유럽, 브라질 등 8개 지역에 진출했는데 앞의 성과는 시작일 뿐”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현대캐피탈’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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