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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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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7-13 20:43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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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하다가 이런 농담을 했습니다.

“총리감 구하기가 그토록 어렵다는데, 그러다가 저에게까지 차례가 올까봐 걱정이 되네요.”

사람들이 깔깔 대며 웃어줬습니다. 문득, 내가 청문회 대상이 되면 무엇부터 검증하려할지 상상해봤습니다. 우선 논문부터 시작되겠죠. 저의 논문이 표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아니라고 확신하지만). 그러나 예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닌 사람들에겐 ‘표절’이라는 의식 자체가 없었음을 아는 이는 압니다. 지도교수가 말 그대로 지도를 해줍니다. 논문의 방향과 얼개에 따라 이런 저런 첨삭을 해주고, 참고해야 할 문헌을 알려주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관행이었고 현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논문 표절은 학생이 아니라 지도교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저의 진담 같은 농담에 사람들은 또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 윤리경영은 대세요 시대정신

나라가 걱정됩니다. 대통령마저 총리감 구하기가 어렵다고 실토할 정도입니다. 어떤 이는 이제야말로 우리 사회가 차원 높은 도덕사회로 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진통이라고 교과서처럼 말합니다만, 그렇게 쉽게 말할 일이 아닙니다. 그 자신이 요즘 같은 방식의 청문회에 선다면 ‘진통’이 아니라 ‘진저리’가 난다고 할 것입니다.

까놓고 말해, 청문회에서 공자 같은 말만 뱉어내며 공직후보자를 추상같이 호통 치는 국회의원들도 과거의 족쇄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유권자들이 인터넷에 <온라인 국민 청문회> 같은 것을 만들어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국무총리 검증하듯 뒤지고 까발리며 신상털기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 있습니까? 확신합니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정말 그런 온라인 청문회를 해봤으면 좋겠다)

제가 또 말했습니다.“예전에 이런 저런 일로 죄를 짓고 범죄자 명단에 올랐던 사람들도 사면복권을 하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공직후보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2000년이든 2005년이든 적당한 기준을 세워 그 이전의 사소한 비도덕적 행위에 대하여는 일괄 ‘사면’해주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라도 족쇄를 풀어주어야 숨통이 트이지 도대체 이게 뭡니까?”

놀랍게도 이 장면에서는 웃음이 아니라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박수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해석합니다. 청중들의 속마음을 읽어준 탓일 수도 있고,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자, 농담은 그만하고 본론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의 하나가 ‘윤리’입니다. 청문회를 통해 부각된 개인의 윤리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공직자의 윤리에서부터 유병언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기업의 윤리까지 말입니다. 이 진통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예전의 기준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변명할 수도 없습니다. 빨리 환골탈태하여 윤리로 무장하는 것만이 바뀐 세상에 적응하는 길입니다.

이는 총리나 장관 등 고위공직을 꿈꾸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신입사원에서부터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옷깃을 여며야 합니다.

기업에서 윤리경영을 강의해보면 가끔 삐딱한 사람을 만나는 수가 있습니다. 신입사원이나 초급간부일수록 그렇습니다. 그들이 삐딱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윤리에 관한 말씀은 우리에게 하지 말고 경영층이나 간부에게 하라”는 것이죠. 어쩌면 강사를 향해 “당신은 그렇게 도덕적으로 살았냐?”고 내심 반발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남들이 똥 묻었다고 자신에게 재 묻은 것을 눈감아서는 안 됩니다. 경영자도 변해야 하지만 신입사원도 변해야 합니다. 혹시 결정의 칼자루를 쥐었다고 ‘을’로부터 오늘 점심대접을 받지는 않았습니까? 저녁에 소주한잔 하기로 약속하지는 않았습니까? 주말에 골프를 함께 하자는 제의는 없었는가요?

그런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까? 그 정도는 접대나 부정이 아니라 인간관계나 예의라고 봅니까? 관행이요 사람 사는 맛이라고 여깁니까?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믿습니까?

◇ 두발 쭉 뻗고 잠잘 수 있어야

우리 사회에 윤리·도덕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맹렬히 회전하며 전진할 것입니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며 시대정신이기도 합니다. 회사든 개인이든 윤리적이지 않고는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사상누각에 있는 것이요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직장생활을 할 수는 없으며 평생을 그렇게 살 수도 없습니다.

강의를 마치며 제가 말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압니까? 행복이란 두발 쭉 뻗고 편히 잠잘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두발 쭉 뻗고 잠을 자려면 자기 스스로를 확실하게 윤리경영해야 합니다.”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습니다.‘나는 총리나 장관이 될 사람이 아니니까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꼭 고위공직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원래 인생은 예상치 않았던 행운과 불행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치명적 불행을 피하려면 스스로에게 당당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 다리 쭉 뻗고 잠잘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윤리경영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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