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연속 연중 최저치가 무너질 정도로 환율하락속도는 빠르다.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세자릿대 환율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달러강세전망이 크게 어긋나며 그 원인찾기에 분주하다. 먼저 미국경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되레 달러약세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 점쳤던 미국의 GDP성장률은 약 3% 안팎.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미국의 1분기 GDP성장률이 -2.9%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대하락률을 기록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달러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착륙을 우려했던 중국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신흥국전체로 투자심리가 안정된 것도 반전의 요인이다.
유독 우리나라의 달러하락속도가 빠른 이유도 양호한 펀더멘탈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월에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27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경상수지흑자도 315억달러로 같은 기간대비 27.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올해 흑자규모는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환율 하락속도가 가팔아지면서 증시는 초긴장상태다. 수출기업이 시가총액이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증시에서 환율하락은 이들 수출기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급상 급락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특히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들이 세자릿대 환율까지 환율약세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세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얻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실제 환율이 잇따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운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나흘 연속 순매수했으며, 그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 외인의 공격적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1988p에서 2015p로 껑충 뛰었다.
이트레이드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원화강세(환율약세)는 기본적으로 한국경기의 호조를 의미한다”라며 “원화가 1000원이냐 986원이냐의 숫자가 한국 경기 및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부정적인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