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화에도 설비투자 위축
IBK경제연구소의 ‘2014년 하반기 경제 및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우 올 상반기 생산의 개선세에도 불구, 하반기에는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4분기 중소기업의 재고가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하는 등 부담요소에도 생산은 국내 경기회복과 기저효과 등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특히 중소기업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수출 경쟁력 상승으로 내수 및 수출 중소기업 모두 생산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부문은 여전히 위축됐으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투자수요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경기개선에 대한 확신부족으로 여전히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보고서는 하반기 큰 폭의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가운데 대기업마저 설비투자에 소극적이며 중소기업에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이뤄지는 중소기업 설비투자 중 상당부분은 노후설비를 개체하는 등 보수적 투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신규사업 진출 등의 적극적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 중기 신용위험지수 상승 불안
이는 대중 수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후퇴 우려를 부채질 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올 1/4분기 각각 23.7%, 39%로 최근 몇 년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중 품목별 비교우위 역시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경쟁력이 수익성 중심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어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소재·부품 업종 여신에 대한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잠재 우량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 및 유치로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은행의 소재·부품 중기대출은 전체 중기대출(109조원)의 47.9%로 절반에 육박한다. 중기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환율하락으로 인한 기업수익성 악화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신용위험지수가 다소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불안요인이 잠재한다고 분석했다.
◇ 중기 재무건전성 개선돼야
현재 확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기업간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중기대출 순증은 2008년의 45조원 이후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소 지난해의 26조6000억원 규모는 넘어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내수회복에 중점을 둔 정책당국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과 강한 중기대출 확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대출 확대가 내수 중심의 특정 업종과 우량기업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양극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업종별 대출 집중도를 살펴보면 담보 확보가 유리한 부동산·임대업 등의 특정 업종에 몰리고 있다. 확대된 대출 공급이 우량기업에 쏠리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 측면에서는 해운업, 조선업, 건설업 등 최근 몇 년간 거액의 부실을 주도하던 일부 업종의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정리가 진행되면서 연체율 상승폭이 하락하는 등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익성과 단기지급능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잠재부실요인을 주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차이나리스크 등의 대외경기 불안요인과 대기업의 추가부실 우려 가능성이 상존하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특히 현재의 대출 증가추세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5년 이후 기업부실이 이슈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