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금리인하 카드를 빼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일 특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준율을 50bp 인하했다. 3農(농촌,농업, 농민)과 영세기업 대출규모가 일정비율에 달하는 은행업 기관과 재무공사, 금융리스회사, 자동차금융회사 등에 적용 대상이다. 중소형은행 가운데 이번에 지준율 인하가 적용되는 은행기관의 경우는 지준율이 17.5%로 낮아진다. 이번 조치는 6월 16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특정금융기관이 대상인 부분적 금리인하로 유동성공급규모는 제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체 대출시장에서 대형상업은행(5대 국유은행+13대 주식제상업은행)의 비중이 80% 수준인데 반해 1~2차 지준율 인하대상이 된 은행기관들의 대출비중은 약 20%에 그친다. 추가투입될 유동성 규모는 약 500~1,000억위안으로 추정된다. 이는 5월 한달간 중국인민은 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공급한 유동성 규모 1,640억위안보다 작은 규모다.
이번 조치는 6월말에 불거질 수 있는 유동성 경색을 막겠다는 게 목적이다. 6월말엔 은행기관들의 반기결산과 맞물려 자금회수에 적극적인 시기다. 수요자인 기업 등의 실물부문에서 반기말 자금실수요가 늘어나는 때이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으로 6월말에 단기금리가 급등할 우려가 있는데, 이번 조치를 통해 사전에 단기자금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단 이번 조치로 지준율인하의 전면확대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4월과 6월의 부분적 지준율 인하 조치로 인해 오히려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지준율인하 가능성은 낮아졌다”라며 “우선 2분기 들어 PMI(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등 선행지표들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3~4월에 발표됐던 경기부양책들의 효과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지준율 인하조치에 대해 통화공급의 뚜렷한 증가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그러나 단기자금경색 및 금리급등, 경기하강 심화에 대한 우려를 경감시키고,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정책의지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