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라이나생명의 RBC비율은 363.1%로 3월말(401.2%) 대비 38.1%p 떨어졌다. 보험업계 전체적으로도 지난해는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로 자본이 감소하면서 RBC비율이 하락하긴 했으나 라이나생명은 자본이 오히려 378억원 늘었다. 그럼에도 RBC비율이 하락한 이유는 사옥 매입 때문이다.
라이나생명 측은 “이익잉여금 및 기타포괄손익의 증가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증가했으나 위험보험료 증가에 따른 보험위험액 증가와 사옥 구매로 인한 신용위험액 증가로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리스크와 자본의 비율인 RBC는 가용자본 대비 요구자본으로 산출되는데 가용자본이 줄고 요구자본이 증가할수록 낮아진다. 라이나생명은 보유자산의 평가손익을 나타내는 기타포괄손익은 줄었지만 이익잉여금이 541억원 증가해 가용자본이 늘었다.
그러나 요구자본도 1613억원에서 1886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위험가중치가 높은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위험자산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라이나생명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액은 2358억원으로 지난해 구입한 ‘시그나타워’의 가격(약 2400억원)과 비슷하다.
AIA생명 또한 사옥 매입이 RBC하락에 큰 원인이 됐다. 지난해 3월말 383.3%였던 RBC비율은 12월말 337.6%로 45.7%p 떨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취득에 따른 신용위험액 증가와 외화채권의 환헤지 목적으로 구매한 파생상품 증가로 요구자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AIA생명의 위험가중자산은 4563억원 늘었으며 이에 따라 RBC 요구자본에서 신용위험액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AIA타워’의 가격이 2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가중치가 높은 부동산을 취득함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의 비율이 증가했다’는 설명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은 환금성(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이라 위험가중치가 높게 적용돼 RBC에 부정적이다”며 “몇몇 보험사들이 RBC비율 제고를 위해 사옥을 파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