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주축 삼아 원칙을 중시하는 대북정책을 펴온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벽두 ‘통일은 대박’이라고 강조한 마당에 이들 두 공공성 강한 은행간의 대응 온도차는 아무래도 미묘한 파장을 나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일부터 25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이번 상봉행사에서 우리측 상본단의 집결장소인 속초 한화리조트에 임시환전소를 운영한다. 금융서비스 기간은 19일부터 20일, 22일부터 23일까지 4일 동안이며, 520여 이산가족 및 관련 상봉단이 여행경비로 사용할 달러(USD)를 바꿔주는 환전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산가족의 기쁨과 애환을 함께한다는 취지에 따라 환전금액에 관계없이 50% 환율우대와 소정의 사은품을 제공하며, 포터블 브랜치(이동형 특수단말기)를 이용해 일반 영업점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년여 만에 열리는 상봉행사에 민족정통은행인 우리은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임시환전소를 운영하게 됐다”며 “이산가족의 기쁨과 애환을 함께하고 향후에도 앞선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06년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서 시중은행들을 제치고 금강산에 은행권 처음으로 지점을 내면서 차별화를 꾀했던 농협은행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로는 차별화된 서비스 및 상품 제공 등에 노력을 기울이는 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 때는 시중은행들을 당당히 제치고 점포를 내는 저력을 보인 농협은행이 NH농협카드 사건 등 현안에 묻혀 대북 금융서비스 재개까지는 신경을 못쓰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