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의 매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활하게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먼저 대주주인 현대상선의 장부가격이 5941억으로 최근 시가 3067억원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높아 매각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저축은행, 선박펀드, Able Quant Asia Pacific Feeder 등 매각 가치가 장부가 대비 낮을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를 보유한 것도 부담이다. 예컨대 현대저축은행의 장부가치는 지난 2013년 9월말 현재 2668억원인 반면 순자산가치는 108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의 할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금융사업자 라이선스를 위해 자기자본을 증자하는 과정에서 자베스 펀드, NH증권(현재 교보증권이 계약 이전) 등과 체결한 스왑계약도 변수다. 당시 대주주인 현대상선 및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환우선주방식의 증자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NH투자증권에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스왑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증권업 불황의 장기화로 이 상환우선주식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손실보전 여부가 매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쟁사 대비 높은 판관비율, 낮은 생산성, 강성노조, 구조조정에 대한 추가비용 등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전반적인 제약 요인을 고려해 볼 때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보유지분을 SPC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대그룹 측은 높은 매각가격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M&A 추진과정에서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현대증권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옴에 따라 증권업계는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