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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전세가 답일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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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2-22 21:23

SK증권 투자전략팀 염상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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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전세가 답일까?
통화완화정책영향 글로벌부동산 시장 턴어라운드, 국내 부동산 ‘미지근’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폭등, 소득 대비 집값수준보면 거품론은 확대해석

얼마 전 반포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가 평당 3,800원 수준의 높은 분양가로 일반 분양을 실시했다. 청약 경쟁률은 약 18대 1이었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성황리에 분양을 끝마쳤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에는 아직도 온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사람들이 부동산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한국과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 2009년부터 전세계가 통화완화 정책을 표방하면서 금리는 낮아졌고, 이머징 국가들의 부동산시장은 빠른 경제회복을 바탕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급등하고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부 선진국들마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침체를 벗어나 저점대비 10% 가량 반등한 상태이며, 고령화가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독일에서마저 최근 들어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베를린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일년 사이 20% 가까이 상승했다. 영국 런던의 아파트 역시 끊임없는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2008년에 기록했던 고점을 지금 새롭게 경신하고 있는 중이며, 호주에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정부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도 올해 내수 회복을 위해 대출 시장 규제를 느슨히 한 결과 부동산 가격이 또 다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네 상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살 집이라면, 실수요자라면 지금 타이밍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먼저 우리가 항상 비싸다고 느끼는 부동산 가격, 집값은 그렇게 비싼 상태가 아니다. 한국의 집값은 86년부터 91년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한 이후 10년이 넘는 장기 침체를 겪다가 2000년대 들어 다시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집값은 서울 지역이 약 2배 가량 상승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소폭 하락한 상태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구소득 역시 2배가 되었다. 2000년에 비해 2012년 가구 소득이 2배가 되었으니 13년 동안 매년 약 5~6%정도 소득이 증가한 셈이다. 소득대비 집값으로 본다면 현재 수준이나 집값이 본격 상승하기 전이었던 2000년이나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원래 예나 지금이나 집값은 늘 비싸게 느껴질 뿐이다. 전세가율도 문제다. 현재 서울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이 중 노후아파트로서 재건축에 대한 프리미엄이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실제 전세가율을 계산해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가율은 이미 70~80%에 달한다.

이제 집주인이 혹시나 파산을 신청해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내 전세금을 오롯이 보존할 수 있는지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넘치는 전세 수요는 보증부 월세로 전환되는 필연적인 과정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2년마다 발생하는 부동산 수수료, 이사비용을 감안했을 때 차라리 대출을 조금 더 받아서 집을 사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0~2008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매년 약 6만 가구였던 것이 최근 5년 동안에는 3만 가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줄었으니 저금리와 함께 전세가격이 치솟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은 33,000 가구에 불과하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강남구, 서초구의 입주물량이 9천 가구에 불과하며, 송파구에는 단 한 가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도 없다. 강남3구 위주의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여기서 전세가격이 더 오르면 매매가격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던 행복주택은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철길 위에 짓기로 한 아파트는 아끼는 땅값보다 설치해야 하는 인공지반 가격이 더 비싸지는 문제를 겪고 있고, 유수지에 짓기로 한 아파트는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제 실수요자들은 과거 보금자리주택과 같이 기다리면 얻을 수 있는 저렴한 아파트를 보기 힘들어졌다. 현재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내가 가진 집을 팔고, 전세로 옴겨봐야 내 손에 남는 돈은 집값의 20%에 불과하다. 올해 이미 성공을 경험한 1% 대출금리의 공유형 모기지 제도는 올해 3천 가구 시행을 통해 신규 주택 수요를 창출했으며, 내년에는 2만 가구까지도 확대 시행을 검토 중이다.

내년도 부동산 시장은 그래서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의외로 이미 서울 지역 하반기 분양시장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이미 실수요자들 중 일부는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의 하락 일변도를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돈이 경제에 돌기 시작하면서 내수 둔화를 해소하는데도 일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강도이다. 너무 급하게 회복하면 다시 가계대출 문제가 화두에 떠오를 것이며, 여기서 침체기가 이어진다고 하면 내수 회복은 요원한 일이 된다.

정부는 일단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목표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느린 속도의 점진적 회복이다. 그러나 이는 경제 차원에서의 문제일 뿐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여전히 깊으며, 여기서 집을 살 것인가 이대로 남의 집을 빌려 쓸 것인가는 선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그러나 집을 빌리는 것에 대한 대가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고, 집을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은 과거에 비해 조금씩이나마 작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고령화에 대한 고민이 늘상 주택 매수를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국의 총인구는 2030년에 고점, 총 가구수는 2035년을 넘어서도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에 의한 집값 하락이 현실화 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의외로 길어질 수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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