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계좌개설 이벤트 참여시 3년 수수료무료혜택
증권업이 수익성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기자본 1위인 KDB대우증권이 유래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수수료무료이벤트로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KT와 제휴를 맺고 수수료무료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대상은 ‘다이렉트+(플러스)’(방문계좌계설) KT모바일 고객이며, 거래수수료를 0~0.5% 선택할 수 있다. 이 혜택은 KT와 제휴기간인 2년동안 유지되며 해지 이후에도 1년동안 수수료혜택이 추가로 주어진다.
문제는 통신사와 증권사가 윈윈하는 공동마케팅으로 관심을 모았던 방문계좌이벤트가 KDB대우증권이 그 대상을 통신사 고객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하고, 기존보다 훨씬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수수료출혈경쟁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KDB대우증권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30일부터 ‘찾아가는 방문 계좌서비스’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대상은 다이렉트+계좌를 개설한 일반인(미성년자, 외국인 제외)이다. 방식은 고객이 직접 편한 시간, 장소를 정하면 KDB대우증권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형태다. 공공장소에서만 계좌개설이 가능하며 집이나 개인사무실 방문은 제한된다.
핵심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수료무료혜택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개설된 고객이 다이렉트전용매체, 즉 HTS, WTS, MTS 등으로 주식거래를 할 때 무료수수료기간은 3년(유관기관제비용, 세금제외)이다. 지난 2013년 9월 1일부터 2016년 8월 31일까지 한푼의 거래수수료도 내지 않고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것이다. 단 2013년까지 개설고객에 한하며 그 인원은 선착순 1000명으로 제한했다. 이밖에도 계좌계설만해도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주고, 5인 이상 단체신청시 피자세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를 제외한 다이렉트+ 계좌고객은 HTS, MTS 등 0.0141%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 업계 거래수수료평균하향에 따른 수익성악화 우려
수수료무료이벤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애초 인지도가 약한 중소형사의 MS확대 차원에서 진행된 수수료무료이벤트는 신규고객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며 대형증권사 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수수료무료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번 KDB대우증권의 경우 수수료혜택기간이 3년으로 평균수준을 뛰어넘는데다, 방문계좌서비스 초기단계로 이 같은 혜택수준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KDB대우증권이 초기 단계인 방문판매 시장에 파격적 무료이벤트로 포문을 열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엇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이벤트기간을 정하거나 이와 맞먹는 수준의 혜택을 제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때문에 자기자본 업계 1위인 마켓리더가 수수료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체가 HTS, WTS, MTS 쪽으로 다양화되고 OS별로 개발해야 하는 등 시스템개발, 유지에 비용부담이 크다”며 “3년 수수료무료이면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출혈경쟁이 아니라 시장을 뒤흔드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황이 어렵지만 동양증권에서 보듯 서비스질강화로 수수료를 정상화하는 움직임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대형사의 오판으로 업계 전체의 평균수수료는 하락할 수 있으며, 증권업계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DB대우증권은 수수료출혈경쟁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신규고객확보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노출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실제 KDB대우증권, 대우다이렉트 홈페이지에도 이같은 내용도 없다. 대신 휴대폰문자 등 1대1 DB마케팅을 통해 홍보하고 있으며 해당이벤트에 대한 신청도 전화나 휴대폰무선인터넷을 통해 받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수수료무료이벤트는 전체가 대상인 매스마케팅이 아닌 통신사고객 등 일부 고객이 중심인 타깃마케팅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합리적인 수수료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차원이며 대신 주식매매수수율보다 신용매매이자율을 조금더 높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