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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분석] 수입차 관련 금융사들 담합 둘러싼 설전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10-16 22:43 최종수정 : 2013-10-17 14:54

민병두 민주당 의원 “가격 형성 핵심 정보 공유” 주장
국감 출석 수입차 CEO, 담합· 불공정거래 의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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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분석] 수입차 관련 금융사들 담합 둘러싼 설전
“이메일과 공문의 내용 등을 취합해볼 때, KAIDA와 수입차 회사들의 세일즈 커미티는 수년간에 걸쳐서 정기적으로 진행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임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가격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핵심 영업정보’라고 할 수 있다.” 민병두 민주당 정무위 의원

“캐피탈 사업부문은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벤츠코리아와 벤츠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는 별개의 회사로써 캐피탈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가 자동차 리스와 할부금융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이들 업체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연간 판매 목표와 신차 출시 일정 등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나 담합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해당 모임이 단순한 친목모임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해산한 지 1년이 넘었다며 담합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수입차 업계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와 국내 딜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 “수입차 업계 담합 증거 문건 입수”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정재희 수입차협회장 등 수입차 업체 CEO들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했다. 수입차 CEO가 국감에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수입차 담합 의혹과 판매가격 폭리 등 날선 질문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9쪽짜리 ‘수입차 담합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세일즈 커미티(Sales Committee)의 이름으로 각 회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세일즈 커미티 워크샵 행사의 기본 계획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각 회원사 대표이사와 세일즈위원회 담당자들에게 보낸 공문 3쪽이 포함돼 있다. 각 공문에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

문건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실적 전망과 영업결산, 신차출시 일정을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수입차별로 ‘월 판매 예상치’가 포함된 실적전망을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취합해 회원사들에게 배포하며 공유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수입차 10개사가 참여하는 워크숍에서 △4분기 및 2010년 영업결산 △4분기 브랜드별 영업 관련 특이사항 △2011년 각 브랜드별 신차출시 일정 및 연간 목표 공유 △2011년 하반기 및 10월 시장전망 등이 포함됐다.

민 의원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수입자동차 회사들의 세일즈 위원회는 이메일과 공문 내용 등을 취합해 볼 때 수년간에 걸쳐서 정기적으로 진행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세일즈위원회 모임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가격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핵심 영업정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 의원은 공정위의 소극적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해 서면실태조사와 올해 4월 현장조사를 나갔는데 서면실태조사와 현장조사의 간극이 1년 가까이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외제차 담합의 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무 담당 총무가 각 회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본 계획서는 세일즈 커미티 회원 분들만 회람해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고 대외비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세일즈커미티가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지적했다.

◇ 수입차 관련 금융회사 CEO들 비공개 회동은 시인…담합은 부인

그러나 수입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정감사에서 가격 담합과 금융상품 일감 몰아주기, 딜러사간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은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2010, 2011년에는 재임 기간이 아니었다”며 “자료를 정확히 볼 수 없어 어떤 레터가 나갔는지 정확한 것은 확인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김효준 BMW 사장 역시 “당시 브랜드별 신차 출시 행사 일정을 공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행사가 겹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27개 브랜드, 500개 모델이 한국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전략 등의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 수입차 회사의 금융 자회사 리스료 폭리 의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민 의원은 “BMW의 캡티브 금융, 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리스료는 동일 차종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국내 금융사보다 최대 566만원 이상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캐피탈 사업부문은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벤츠코리아와 벤츠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는 별개의 회사로써 캐피탈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김 사장 역시 “8개의 딜러사 가운에 두 곳에서 자체적인 캐피탈 회사를 갖고 있지만, 금융프로그램 선택은 전적으로 고객에게 있다”고 말했다. 딜러 회사 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의혹도 나왔다. 민 의원은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 지분 49%를 갖고 있다”며 “지분 대부분을 가진 딜러사 한성차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에거 대표는 “특정 딜러가 불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회사는 특정 딜러에 어떤 특혜도 부여한 바 없고 딜러사에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 의원은 가장 많이 팔리는 벤츠 차종인 E300을 기준으로 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의 리스료는 KDB캐피탈에 비해 최대 372만원이 더 비쌌고, 할부금융료는 산은캐피탈에 비해 191만원이 더 비쌌다고 지적한다. BMW 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BMW 520D는 BMW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의 리스료가 우리파이낸셜에 비해 566만원이 더 비쌌다. 할부금융료는 KDB캐피탈에 비해 172만원이 더 비쌌다. <표 참조>

민 의원은 “자동차금융 사용 비율과 연간 총 판매대수 등을 감안하면 국내 리스사에 비해 벤츠와 BMW의 캡티브 금융은 연간 합계를 기준으로 최대 1119억원의 초과 이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 공정위 “불공정 행위 조사 중”

공정위원회는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조사 자료를 취합하고 이를 검토하는 단계”라고만 밝혔다. 현재 공정위는 신차 가격 담합을 비롯해 △수입사-딜러사간 불공정 계약내용 △수입사의 물량 밀어내기 △딜러사의 재고 떠안기기 △금융 계열사 강제 이용여부 등 전반적인 수입차 업계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현장 및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월 수입차협회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데 이어 4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인 한성자동차를 서면조사했다. 7월엔 BMW코리아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렉서스) 등으로 서면조사를 확대했다.

공정위는 여러 차례 진행된 조사를 토대로 수입차업체들에 대한 행정조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세부 내용을 언급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과 국내 판매딜러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 벤츠, BMW의 캡티브금융(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할부금융료 차액 〉
                                                                 (자료 : 민병두 민주당 정무위 의원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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