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의 초국적화 지수가 50%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여기에다 농협은행까지 더해지면 초국적화 지수는 더욱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은행권 관계자들은 해외진출 성과가 한 두 해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은행들과 겨룰 수 있는 탄탄한 체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국내 은행들이 국내와 글로벌 등 사업 포트폴리오 면에서 해외진출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 노력을 꾸준히 해야만 글로벌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국내 은행 출현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은행들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톱 몇 위에 도약하겠다며 이를 위한 전략을 세우며 해외 영업활동에 꾸준히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국내 4대 은행 초국적화 지수 1.6% 수준 불과
그렇다보니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는 외환은행과 산업은행만 10%를 웃돌 뿐 전체적으론 3.8%에 불과하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초국적화 지수는 1.6%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초국적화 지수가 50%를 넘나들고 있는 HSBC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국내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 “국내·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시급”
최근 열렸던 한 세미나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홍달 소장은 “국내 은행의 수익구조를 보면 은행들은 82%에 달할 만큼 지나치게 이자이익에만 의존하고 있고 국내·해외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국내 영업에 편중된 영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대 은행들은 전체 수익 가운데 해외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게 1%대에 불과하다”며 “은행들이 비즈니스 모델 뿐 아니라 리스크 면에서도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해외 부문과 적절히 균형을 이루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긴 안목으로 조망해 보는 지혜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 역시 “국내 은행들이 이자수익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은행권 수익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